[앵커]
6년간 공방을 벌여온 기아차 노조와 사측 간의 통상임금 소송 1심 결과가 오는 17일 나옵니다. 기아차가 소송에서 지게 되면 최대 3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부담해야하는데요. 현재 기아차뿐 아니라 한국GM, 현대중공업 등 많은 기업들이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기아차의 소송결과가 미칠 파장에 산업계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김혜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1년 기아차 노조 조합원 2만7,459명, 이어 2014년에는 노조 조합원 대표 13명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모두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한겁니다.
쟁점은 기아차의 상여금이 통상임금의 요건인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을 충족하느냐와 통상임금 지급 결론이 나오더라도 ‘신의성실의 원칙’이 적용되느냐 두 가지 입니다.
우선, 기아차의 경우 별다른 상여금 시행세칙이 없어 불리한 상황.
앞서, 현대차의 경우 ‘두 달 동안 15일 미만을 근무한 자에겐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근거로 일정한 일수 이상 근무해야만 지급하는 상여금은 고정성이 없다는 판단 아래 승소했습니다.
기아차가 패소 시 떠안아야 하는 부담은 소급분까지 포함해 무려 3조원.
올들어 매출이 급감하면서 올 상반기 벌어들인 돈이 7,868억원에 그쳤습니다. 영업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터에 회사측의 패소가 확정되면 매년 최대 1조원의 추가 임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측은 패소하더라도 ‘신의성실의 원칙’이 적용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앞서, 대법원은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노동자의 통상임금 확대 청구로 회사에 중대한 경영상 위기가 발생한다면 신의칙에 위반되기 때문에 미지급된 통상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한편, 재계는 이번 소송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는 비단, 기아차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국GM,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아시아나항공 등에서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중입니다.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재계가 천문학적 금액을 부담해야 할 수도 있는 만큼 통상임금 소송이 하반기 산업계 최대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김혜영입니다.
[영상편집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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