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미즈메디병원은 불임 시술, 자궁내막증 같은 부인과 질환에 대한 복강경 수술에서 차병원과 선두주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노성일 명예이사장이 지난 2000년 서울 강서구에서 문을 연 후 보건복지부 지정 산부인과 전문병원으로 탄탄한 입지를 굳혀왔다. 산부인과(산과·부인과·난임센터) 전문의 19명을 포함해 내과·외과·소아과·비뇨기과·가정의학과·영상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목 전문의 60여명 간 협진도 대학병원처럼 활발하다.
지난해 산부인과를 찾은 외래환자만도 11만2,100여명(난임센터 2만3,339명)에 이른다. 인공수정 467건, ‘시험관아기 시술’로 불리는 시험관수정 시술 1,213건을 시행했다. 국내 시험관수정 시술의 평균 성공률이 30% 수준인데 이 병원은 지난해 비동결 배아 37%(2015년 46%), 동결 배아 53%의 성공률을 보였다. 비동결 배아 성공률이 떨어진 것은 보건복지부가 다태아 임신에 따른 조산 위험을 낮추기 위해 체외수정 시술 때 이식할 수 있는 배아의 수를 35세 미만은 1~2개, 35세 이상은 2~3개로 줄인 데 따른 것이다.
◇늦은 결혼·출산 대비 난자·배아 냉동보관도 가능
난임은 피임 없이 1년(만 35세 이상 여성은 6개월) 이상 지났는데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난임 여성은 16만명, 남성은 5만명가량으로 최근 10년 새 65% 이상 증가했다. 주된 원인은 늦은 결혼과 임신을 미루는 추세에 있다. 여성의 임신능력은 20대 초반이 가장 좋은데 최근 초혼 연령은 30세를 넘어섰다. 나이가 들면 난소가 노화돼 난포·난자의 수가 줄고 난자의 질도 떨어지게 된다. 중금속·환경호르몬과 장기간 휴대폰 사용 등으로 인한 전자파 노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남녀 모두의 생식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난임인 경우 임신확률이 떨어질 만한 요소가 있는지 기본 난임검사 등을 통해 확인하고 남편에게 원인이 있는지 혈액·정액검사 등을 한다.
난임 시술은 3~4차례 인공수정을 해보고 안 되면 흔히 시험관수정 시술을 하게 된다. 인공수정은 배란기에 남편의 정액을 받아 특수 처리한 후 가느다란 관을 통해 자궁 속으로 주입하는 방식이다. 시험관수정 시술은 난자가 난소에서 배란되기 전에 채취, 시험관에서 수정시킨 뒤 2~5일 배양한 배아를 자궁 안으로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행 횟수는 불임 부부의 나이, 원인, 기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다정 난임센터 분과장은 “결혼이 늦거나 출산을 미룰 경우, 항암 치료 등을 받을 경우 미리 건강한 난자·정자나 배아를 냉동 보관해두는 것도 난임을 막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며 “기술의 발전으로 냉동·해동 과정에서 손상을 입을 위험이 10%를 밑돈다”고 말했다.
강서미즈메디병원은 착상이 잘 될 수 있는 최상의 배아를 고르기 위해 24시간 배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하고 착상 전 유전진단도 시행하고 있다. 3회 이상 배아를 이식했지만 착상이 안 되거나 2회 이상 유산한 환자에게는 착상환경 향상을 위한 약물·주사요법을 병행하는 등 맞춤형 서비스를 한다.
◇생리 양·생리통 과도하면 자궁질환 의심해봐야
생리 양이 너무 많으면 건강하기 때문이라고 오해하는 여성이 적지 않지만 실제로는 반대다. 이성하 부인과 분과장은 “과도한 생리나 생리통은 난임과도 관련이 있는 자궁 질환의 증상일 가능성이 큰 만큼 산부인과를 찾아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생리통이 심하다면 자궁내막증이나 자궁선근증을, 한 번에 생리 양이 많으면 자궁근종을, 생리기간이 길거나 생리기간이 아닌데 출혈이 있으면 자궁내막 용종이나 내막증식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자궁내막증은 배란장애와 함께 여성 난임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다. 월경혈의 일부가 난관을 통해 역류하면서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바깥부위에 퍼져 자라면 나팔관을 막아 불임을 일으키거나 난소에 혹이 생길 수 있다. ‘복막 유착→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자궁내막증으로 진단된 여성의 30~50%가 불임·유산을 경험하므로 불임증이 있는 여성이라면 복강경으로 정밀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초음파를 통해 병변이 확인되면 진단을 내리기 쉽지만 병변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증상에 따라 약물치료나 수술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이 분과장은 “혹이 크지 않으면 호르몬 치료를 하지만 직경 5~6㎝를 넘고 생리통이 심하거나 난임일 경우 수술을 하면 임신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자궁근종은 자궁 대부분을 이루는 평활근에 생긴 양성종양으로 35세 이상 여성의 40~50%에서 발견된다. 절반가량만 증상이 있으며 발생 위치·크기에 월경과다, 골반 통증·압박감, 월경통, 성교통, 빈뇨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대개 초음파 검사로 진단하며 근종이 크거나 증상을 유발하면 약물치료를 하거나 수술을 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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