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6월부터 이미 한 낮 온도가 30도를 넘기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뜨거운 태양보다 더 뜨거운 ‘여름 수혜주’에 대한 기대감이 일찌감치 높아지는 이유다. 투자자들은 전통적인 여름 수혜주인 빙과와 음료, 선풍기, 에어컨, 여행 관련주를 올해도 눈 여겨 보고 있다.
무더위를 식혀줄 음료주는 올 여름에도 ‘잘 나갈’ 준비를 마쳤다. 롯데칠성(005300)은 지난 4월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칠성사이다를 포함해 총 14종의 제품 가격을 평균 7% 올렸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별 음료부분은 전년 대비 3.7%의 외형성장이 예상된다”며 “최근 시장성장과 점유율 확대를 보이고 있는 다(茶)류·생수류의 선전, 탄산음료 일부 채널의 가격인상 효과와 물량성장분이 반영될 것”으로 판단했다. 최근 맥주 신제품 핏츠(Fitz) 를 출시했고, 맥주 2공장을 돌리기 시작해 가동률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손주리 KTB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은 3·4분기부터 2공장의 감가상각비가 반영돼 1공장 가동률 증가로 인한 적자는 줄 것”이라며 “롯데칠성은 핏츠 매출 목표는 올해 700억원으로, 연간 1,000억원씩 늘린다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국산 맥주 ‘맥스’의 하이트진로(000080)는 올 여름 ‘저가 발포주’인 ‘필라이트’를 앞세웠다. 발포주는 기존 맥주 제조공법에 맥아 등 원료비중을 달리해 원가를 낮추면서도 품질은 동일하게 유지한 것으로 일본에서는 1994년 처음 출시돼 큰 인기를 끌었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필라이트는 품질은 기존 맥주 대비 크게 떨어지지 않고 판매가격은 40% 저렴하다”며 “하이트의 저가 맥주 출시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맥주 시장에서 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수혜주인 빙과주는 예년만은 못한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반등의 기회가 찾아올 전망이다. 롯데제과와 해태제과, 빙그레 등이 주목된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경쟁업체 대비 소폭 할인돼 거래되고 있다”며 “성수기 진입과 제품 믹스 개선, 빙과 가격정찰제 안착으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올 들어 상승세가 이어진 여행주는 7~8월이 되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보기술(IT) 서비스의 발달로 비행기나 숙박의 직접 거래가 늘면서 여행 중개부문이 하락세고,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엔화 강세가 타격을 주며 주춤했지만 계절적인 요인은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여행업 대장주인 하나투어(039130)는 출국자가 최근 늘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4~5월 출국자가 예상을 넘었다”며 “6~8월까지의 출국자도 전년보다 15~2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두투어(080160)도 30대 이하 관광객을 패키지 상품 고객으로 끌어들이면서 개별여행 수요와 패키지 수요를 모두 충족시킨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올 3·4분기부터는 실적 개선도 예상된다. 지인해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악재에 위축된 여행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따른 기저 효과, 추석 연휴 등 기대 요인으로 2분기 실적 저점을 확인한 뒤엔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항공주 전망도 밝다. 성수기에 접어드는 항공주는 대한항공(003490), 아시아나항공(020560) 등 대형항공사(FSC)와 제주항공, 티웨이홀딩스 등 저가항공사(LSC) 모두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 고공 행진이 예상된다. 국제 유가 하락에도 환율 상승의 영향을 받은 FSC는 장거리 여행객 수요를 기대하고 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 2·4분기 각각 780억원, 131억원 가량의 외화환산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항공 여객수가 6월부터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여서 3·4분기 실적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현준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은 강한 국내 아웃바운드(출국) 여행 수요 확대에 힘입어 탑승률이 개선되면서 국제 여객 수송 매출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매수 추천했다.
에어컨 등 계절적 수요가 늘어나는 가전제품과 연관된 종목도 주목해야 한다. 미래에셋대우는 “대유위니아가 지난해부터 에어컨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지금이 매수 적기라고 평가했다. 신영증권은 “에어컨 등 계절상품 뿐만 아니라 공기청정기, 세탁건조기 등 최근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반영한 가전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롯데하이마트의 실적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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