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임명된 노태강(56·사진) 스포츠안전재단 사무총장은 문체부 체육국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관료 출신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나쁜 사람’이라고 지목해 인사 조치를 당하고 결국 공직을 떠났던 인물이 되돌아온 셈이다.
경남 창녕에서 태어난 노 차관은 대구고와 경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비아드리나유럽대에서 문화학 박사를 받았다. 공직에는 행정고시 27회로 입문했다. 문체부에서는 도서관정보정책기획단장, 체육국장 등을 거쳤고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으로 재직하던 중 지난해 5월 사임했다. 청와대 측에서는 노 차관의 인선 배경으로 “체육 분야에 정통한 관료 출신으로 내년 2월로 임박한 평창동계올림픽을 차질없이 준비할 적임자”라는 점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박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통한 최순실 씨는 2013년 열린 전국승마대회에서 자신의 딸 정유라씨가 우승을 못 하자 편파 판정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문체부는 대통령비서실 지시를 받아 대한승마협회 등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당시 문체부 체육국장으로 감사를 맡은 노 차관은 최씨 측 편을 들지 않고 문제가 승마계 파벌 싸움에서 비롯됐다는 취지의 감사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은 업무보고 중이던 당시 유진룡 문체부 장관에게 노 차관을 가리켜 “참 나쁜 사람”으로 칭하며 인사 조처를 지시했다. 노 차관은 2013년 10월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좌천됐고 지난해 5월 사임했다. 노 차관이 물러나기 직전 당시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도 갑작스레 경질됐다. 김 전 관장은 한불수교 130주년 행사로 추진 중이던 프랑스장식미술전에 대해 “학자적 양심으로 명품 홍보성 전시는 못한다”는 입장으로 노 차관과 함께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 차관은 지난해 말 국정조사특위 청문회 등을 통해 청와대의 전횡을 폭로했고, 구속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강요 혐의에는 노 차관에 대한 사임 압박도 포함됐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1960년 경남 창녕 출생 △대구고 △경북대 행정학과 학사·석사 △독일 비아드리나유럽대 문화학 박사 △문화체육관광부 도서관정보정책기획단장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 △스포츠안전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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