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10일 의무보호예수 해제를 앞두고 행오버(물량부담) 이슈에 자유로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해제 물량이 전체 주식의 약 75%나 돼 보통의 경우 약세가 예상되지만 대부분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9일로 의무보호예수가 만료된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물량으로 삼성물산이 2,874만2,466주(43.44%), 삼성전자가 2,083만6,832주(31.49%)를 10일부터 매매할 수 있다. 총 발행주식(6,615만5,000주)을 기준으로 하면 74.9%(4,957만9,298주)에 해당한다.
의무보호예수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대주주 등의 지분 매매를 일정 기간 제한하는 조치다. 의무보호예수가 해제되면 해당 주식보유자들이 주식을 매도할 수 있게 돼 유통물량이 단기간에 급증할 수 있다.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고 그 수가 많을 경우 단기 급락하기도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의무보호예수에서 해제되는 물량이 많지만 일반적인 경우와는 상황이 다르다. 모두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어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주식 매각 계획이 없고, 할 이유도 없다”며 “개인투자자들 역시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발표한 올해 1·4분기 실적은 사상 첫 영업이익 흑자(34억원)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1,0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 전 분기 대비 2.0%가 증가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빠른 흑자전환”이라며 “1·4분기 공장 가동률 저하 효과는 2·4분기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는 3·4분기부터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달 4일에는 유럽 제약사와 471억원 규모의 의약품 생산계약 체결 소식도 알려왔다.
지난달 단 이틀을 제외하고 외국인들은 순매도에 나서 3,581억원을 팔아치웠지만 이달 들어서는 순매수로 전환해 3거래일 연속 주식을 사들여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변화하는 헬스케어 산업을 선도하고 있어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한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상향) 재조정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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