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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 美대선 개입 주장은 근거 없는 미 내부 정치용 카드”

북극 포럼 연설서 주장

“양국 유착의혹은 오직 미국 내부정치용” 비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르한겔스크=타스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에 러시아가 해킹을 통해 선거에 개입했다는 주장에 대해 “절대 아니다”라며 반박했다.

30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국 북단 도시 아르한겔스크에서 열린 북극 관련 포럼에 참석해 연설하면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주장’에 대해 논평해 달라는 진행자의 요청을 받고 “허구이며 실체가 없는 도발이며 거짓말”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손으로 입을 향하며 “내 입을 봐라. 아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대선 개입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부정은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나온 것이다. 그동안 러시아 관료들과 크레믈린 대변인 등은 여러 차례에 걸쳐 러시아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마녀사냥”이라고 반박해 왔다.

러시아의 대선개입 의혹은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미국 상원과 하원이 모두 이 사안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미 연방수사국(FBI)도 수사에 나서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고문의 러시아 유착의혹도 별문제가 안 된다고 밝혔다.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쿠슈너 백악관 고문까지 지난해 세르게이 키슬략 러시아 대사를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쿠슈너는 키슬랴크 대사의 요청에 따라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제재 대상으로 선정한 대외경제개발은행(VEB)의 세르게이 고르코프 총재와도 만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러시아가 이 은행에 대한 제재를 풀기 위해 핵심실세인 쿠슈너를 목표로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터져 나온 것이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는 쿠슈너 고문 등 20명을 대상으로 러시아와의 유착 행적을 조사할 방침이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불거지는 의혹은 우리(러시아) 은행원들과 만났다는 것”이라며 “미국 은행원과 러시아 은행원, 더 나아가 공무원을 만나는 것이 안 되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직접적인 이름을 거명하지는 않았다.

푸틴은 이어 “러시아와 미국 간 유착의혹은 미국인들에게 도움이 안 된다”며 “오직 미국 내부 정치에 이용되는 아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와 미국 사이의 외교관계를 훼손하려는 시도는 무책임하고 잘못된 것이라면서 “외교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고 상황을 1960년대 카리브해 위기(쿠바 핵위기) 때처럼 몰고 가서 어쩌자는 것이냐. 이는 미국 국민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는 미국을 싸워야 할 상대가 아닌 파트너 관계를 맺고 싶은 강대국으로 간주한다”면서 “양국이 북극, 시리아 및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문제에서 대화를 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북극 지역에서 미국과 전쟁을 하거나 경쟁할 생각이 없다”면서 “북극의 섬과 연안 지역에서 군사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선박 항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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