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 사태 재연, 절대로 없다.”
품질에 극도로 예민해진 삼성전자가 삼성전자 역사상 처음으로 회사 전체의 제조와 품질을 전담하는 대표이사 직속기구를 신설했다. 지난해 갤노트7 발화 및 단종 사태를 겪은 후 내린 조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부재 및 그룹 미래전략실 해체에 대한 외부의 불안한 시선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일 대표이사 직속으로 글로벌품질혁신실을 신설하고 삼성중공업 생산부문장인 김종호 사장을 실장에 위촉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 제조 부문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며 제품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제조 베테랑’이다. 지난 1983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생산관리·자재관리 부서에서 실무를 익힌 김 사장은 1995년부터 2010년까지 무선사업부 제조센터장, 글로벌 제조센터장 등 제조 관련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삼성 애니콜 성공신화에 직접 참여했다. 2010년 말부터 지난해 2월까지 5년간 삼성전자 글로벌기술센터장을 맡아 제조·품질혁신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 등 부문별 하위조직에서 제조와 품질을 담당하게 했다. 하지만 세트(완제품) 사업 전반의 제조와 품질을 전담하는 조직의 탄생은 처음이다. 특히 글로벌품질혁신실을 대표이사 직속 기구로 둬 그 위상이나 중요성을 한층 높였다는 설명이다. 현재 삼성전자 대표이사 직속기구는 글로벌혁신센터·소프트웨어센터·디자인경영센터 등이 있으며 가장 최근인 2015년 12월에 자동차전장사업팀이 신설됐다.
글로벌품질혁신실 출범은 일정 부분 예고돼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 초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신년사에서 “지난해 치른 값비싼 경험을 교훈 삼아 올해 완벽한 쇄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당시 권 부회장은 “제품 경쟁력의 기본인 품질은 사소한 문제도 타협해서는 안 된다”며 “공정개선과 검증강화를 통해 품질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하자”고 당부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위기의식이 극에 달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부회장이 구속된 상황에서 또다시 품질 문제가 불거질 경우 삼성의 대내외 신인도 하락은 걷잡을 수 없어지기 때문이다. 올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등의 신제품 출시를 앞둔 만큼 삼성전자는 더욱 완벽한 품질관리 역량을 갖춰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에서 제조 쪽으로 정말 인정받는 최고 전문가인 김종호 사장을 위촉한 만큼 CE·IM 등 전반에서 품질혁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아직 글로벌품질혁신실을 구성하는 주요 인물이나 조직의 규모 등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김종호 글로벌품질혁신실장(사장) 프로필
△1957년생(60세)
△홍성고·숭실대 전자공학 학사
△주요 경력
-1983년 삼성전자 생산관리2과 입사
-2007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제조센터장
-2009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글로벌 제조센터장
-2010년 삼성전자 글로벌기술센터장
-2016년 삼성중공업 생산부문장
-2017년 삼성전자 글로벌품질혁신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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