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전격 압수수색하자 복지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은 지난 2009년 전자바우처 입찰 비리 사건 이후 7년 만이다. 정부세종청사로 이전한 이후에는 이번이 처음이다.
10여명의 특검 수사관은 21일 오전 9시 25분께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복지부 연금정책국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한 시간 정도가 지난 10시 25분 현재까지 문을 닫은 채 관련 서류와 컴퓨터 파일 등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수사관들은 직원들에게 휴대폰을 책상 위에 둔 채 밖으로 나가라고 지시했다. 이 시간 현재 국장과 3명의 과장, 1명의 팀장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은 현재 사무실 밖 회의실, 복도 등에서 대기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아침부터 수사관들이 들이닥쳐 깜짝 놀랐다”며 “국 전체 직원들이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해 업무는 마비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날 특검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대상으로도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이 시간 현재 압수수색이 이뤄지지 않은 국민연금 본사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전주에 있는 본사를 대상으로도 압수수색이 진행될 것이라는 얘기는 들리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전주에는 수사관들이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의 대주주이던 국민연금은 지난 해 7월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불이익을 감수하고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 관련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지난 2009년 보건복지가족부가 무선전파방식(RFID)의 전자 바우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2008년 담당 직원이 관련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잡고 복지부 청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복지부 고위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 대상은 연금정책국에 한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 상황에서 이렇다 하게 내놓을 입장은 없고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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