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이 졸작을 보는 데 계속 돈을 쓰고 있다.
대서사시의 리메이크 버전이라기보단 대실패에 가깝다. 성서 시대 전차경기를 다룬 소설을 영화로 만든 ‘벤허’ 속편은 지난 8월 중순 기준으로 할리우드에서 제작비 대비 흥행에 실패한 가장 최근의 케이스였다. 무려 1억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갔지만, 개봉 첫 주말 겨우 1,120만 달러의 티켓 판매에 그쳐 부진한 성적의 조짐을 보였다.
파라마운트사의 대규모 실패작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여름 할리우드에선 ‘레전드 오브 타잔 The Legend of Tarzan’, ‘인디펜던스 데이: 리서전스 Independence Day: Resurgence’, ‘고스트버스터즈 Ghostbusters’처럼 무시해도 좋을 리메이크와 속편들이 줄줄이 나왔다. 작품 자체는 실망스러웠지만, 할리우드의 올 여름 총 입장권 매출은 지난해 여름의 44억 8,000만 달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비록 블록버스터급 영화는 없었지만 블록버스터 시즌에 상대적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잘 된 영화 또한 많았기 때문이었다. 컴스코어 ComScore의 선임 미디어 애널리스트 폴 더가라비디언 Paul Dergarabedian은 “영화업계에서 지난 여름은 감정적으로 힘들었고, 영화 관객들에겐 실망을 안겨준 시기였다”며 “하지만 실제 박스오피스 누적 매출은 높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름이 지났다고 해서 고비를 넘긴 건 아니다. 할리우드는 점점 더 프랜차이즈 영화에 의존하지만 이는 결코 안전한 전략이 아니다. 높은 입장권 매출 때문에 관객수가 줄고 있다는 더 큰 문제가 가려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 스튜디오들의 수익이 증가하는 한, 그들이 변화할 여지는 없어 보인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MICHAL LEV-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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