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내년에는 전 세계 주요국가의 정책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제 투자자들도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미국의 정권 교체, 금리 인상 등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만들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발 빠른 투자 판단과 실행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처럼 변동성 높은 시장 상황에서는 빠르게 치고 빠질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최적의 투자상품으로 꼽힌다. 주식처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실시간으로 쉽게 거래할 수 있어 탄력적인 시장 대응에 걸맞다. 내 집 안방에서도 미국 바이오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셈이다. 개별종목에 대한 정보를 구할 필요 없이 시장의 흐름과 지역·국가·업종 등에 대한 관심만 갖추면 된다. 저렴한 수수료도 장점이다.
지난해 투자 열풍을 몰고 왔던 주가연계증권(ELS)은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만기가 정해있는데다 위험도 역시 결코 낮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ETF는 각종 인덱스에 따라 움직이는 단순한 상품구조와 더불어 운용이 투명하고 언제든 사고 팔 수 있어 최근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은 지난달 말 25조원을 넘어서며 2002년 ETF 시장 개설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좁은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 상장된 ETF로 눈을 돌리면 투자 범위는 더욱 늘어난다. 전세계 ETF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2,480조원 규모의 미국에서는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는 인프라업종에 투자할 수 있다. 금리 인상 시기에 맞춰 미국 금융업계의 상승을 전망한다면 ‘파이낸셜 셀렉트섹터 SPDR’와 같은 금융 ETF를 고를 수 있고, 방위산업에 투자하고 싶다면 ‘아이셰어즈 US에어로스페이스&디펜스’ ETF를 사면 된다.
특히 미국시장에는 중국·인도·베트남·브라질·러시아 등 다양한 국가의 여러 업종에 투자할 수 있는 ETF도 상장돼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전문가들은 내년 투자의 키워드로 ‘트럼프’,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등을 꼽고 있다.
국내에 상장된 일부 ETF는 해외주식투자 비과세 혜택을 얻을 수도 있다. 또 해외 ETF 직접 투자로 거둔 수익은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포함되지 않아 자산가들에게 유리하다. 다만 원자재 ETF의 롤오버(만기연장) 비용과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위험성 등은 투자자가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직접 ETF를 고를 자신이 없다면 펀드매니저가 대신 ETF를 골라 투자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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