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 고시금리를 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5.3bp(1bp=0.01%포인트) 상승(채권가격 하락)한 1.697%에 마감했다. 채권금리 상승세 전환은 9일 이후 처음이다. 채권금리가 11월25일 1.811%(3년물 기준)로 고점을 찍은 후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은 시장 흐름이 바뀌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1년물과 5년물 금리는 각각 2.9bp, 5.0bp 오른 1.569%, 1.888%를 기록했다. 장기물인 10년물은 6.5bp 상승한 2.196%를 기록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소식에 장 초반부터 국내 채권금리는 급등했다. 여기에다 국내 기준금리는 이날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동결됐고 국내 경기전망이 좋지 않음에도 금리 인하는 당분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며 금리 상승세는 이어졌다. 다만 금통위 이후 오후 들어 금리 상승 폭은 줄어들었다.
시장 전문가 다수는 앞으로 채권금리의 추가적 상승을 점친다. 미국 금리의 인상 속도가 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에다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인플레이션 진작’이라는 도널드 트럼프의 경제정책 기조는 채권시장에 부정적이다. 국내를 봐도 경기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지만 글로벌 통화정책과의 방향성, 가계부채 이슈 등을 감안하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도 쉽지 않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006800) 채권팀장은 “내년 1·4분기까지 트럼플레이션(트럼프+리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유지될 것으로 보여 현재 금리와 주가, 달러화의 상승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 상반기 중 트럼플레이션의 진위 여부가 가려지기 전까지 채권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내년 1·4분기 중 트럼플레이션을 가늠할 수 있게 되면 미국 장기금리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채권전략팀장은 “연준의 정책 방향은 강달러를 유발해 기대 인플레이션 심리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며 “국내에서도 경기 우려가 인플레이션 심리를 점차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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