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권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최근 대우건설에 자체 현장점검에 나섰고 그 결과 대우건설의 미청구 공사대금 중 부실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해외 부문 1조2,000억원 중 일부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과거 부실이 누적됐던 중동은 물론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등에서 진행된 해외건설 프로젝트 10건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
수은의 한 고위관계자는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은 흔치 않은 경우라 리스크 관리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점검을 실사하게 됐다”며 “미청구 공사대금 가운데 1조2,000억원의 일부 부실화 우려 가능성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의 지난 9월 말 기준 미청구 공사대금은 지난해 말보다 2,424억원 늘어난 2조158억원이다.
미청구 공사잔액은 발주처에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일종의 미수채권이다. 공사대금을 받는다면 문제가 없지만 대금을 받지 못하면 기존 회계에 ‘이익’으로 기록됐던 금액이 ‘손실’로 전환된다. 이 경우 ‘빅배스(잠재부실을 모두 털어내는 회계기법)’가 필요해 거액의 적자가 불가피하다. 실제 대우조선이 과거 미청구 공사금액을 과도하게 책정했다가 이를 받지 못해 2015년 3조원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수은도 대우건설의 해외 미청구 공사대금 중 일부 부실화 우려 가능성은 있지만 대우건설의 시공능력과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수은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국내에서 아파트 시공 등을 바탕으로 탄탄한 캐시카우를 보유한데다 일부 손실 가능성이기 때문에 충분히 관리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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