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와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국내 판매 담당자들은 재계의 늦어지는 인사로 법인 판매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
보통 대기업들은 임원인사를 발표한 후 신임임원과 기존 임원 중 차량 교체 연한이 된 인원들을 대상으로 원하는 차량을 선택해 제출하게 한다. 그 이후 관련 주문을 법인 영업팀을 통해 완성차 업체들에 주문한다. 완성차 업체들은 관련 주문을 취합해 차량을 출고한다. 삼성그룹의 경우 연말 임원인사 이후 신차 수요가 300~400대에 이른다. 국내 10대 그룹의 물량은 1,000여대 이상으로 완성차 업체들에는 연말 깜짝 선물과도 같은 존재다.
올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사태나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 부진 외에도 최순실 게이트 영향에 따른 경기 위축 등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수요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지난주 출시한 대형 세단 ‘그랜저’를 삼성 임원들이 보다 많이 선택하도록 상품성을 강화한 삼성 에디션을 출시했다. 일반 고객용 차량과 다르다 보니 물량을 미리 파악해 생산을 준비해야 한다. 포스코 임원용차인 한국GM의 임팔라처럼 국내에서 차량을 만들지 않고 해외에서 배로 실어와야 하는 경우는 더더욱 곤란한 상황이다. 일부 렌터카 업체들 역시 장기 리스 등의 수요가 예전보다 줄었다고 하소연한다.
한 대형 완성차 업체 법인 판매담당 관계자는 “인사 시기도 명확하지 않은데다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어 제품을 만들어 놓고 일정 기간 보관을 해야 해 재고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체들에 준대형 이상 세단은 고가 제품으로 수익률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가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부품사 등 관련 산업에 전방위 악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