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사령탑인 기획재정부 장관의 평균 임기가 1년 남짓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제정책을 수립하기 어렵고 정책의 일관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13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김영삼 정부부터 최근 박근혜 정부(현직 장관 제외)까지 기재부와 금융위원회·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등 6개 경제부처 장관의 평균 임기는 416일, 1년2개월에 채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4년간 이들 부처의 장관 자리를 거쳐간 사람은 모두 121명이었다.
부처별 장관 평균 재임기간을 보면 해수부가 평균 280일로 가장 짧았다. 장관 임명부터 퇴임까지 9개월에 불과했다. 기재부는 397일이었다. 산업부 417일, 국토부 420일, 농식품부는 477일로 집계됐다. 장관급인 금융위원장의 재직기간은 평균 619일, 1년8개월로 그나마 주요 경제부처 중 가장 길었다. 아직 부총리 인사청문회 일정이 잡히지 않았지만 올해 1월12일 취임한 유일호 부총리가 연내 교체될 경우 기재부 재임 기간은 1년에도 못 미치면서 역대 기재부 장관 평균에 미달하게 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부처 수장들의 임기가 1년 남짓에 불과해 경제정책의 일관성이 떨어지는데다 위기대응에도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제부총리의 잦은 교체는 경제사령탑 부재와 리더십 약화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백웅기 상명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부총리가 너무 자주 바뀌면 정책 연속성도 없고 경제 리더십도 떨어지게 된다”며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선진국보다 장관 임기가 짧은 것은 사건·사고가 났을 때 장관이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행정가로서 장관이 전문성을 발휘해 업무를 안정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제부처 장관의 특정 지역 및 학교 편중현상도 발견됐다. 6개 경제부처 장관의 출생지를 보면 부산경남 24%(29명), 대구경북이 13.2%(16명) 등 영남 출신이 전체의 37.2%를 차지했다. 광주·전남 19%(23명), 전북 8.3%(10명) 등 호남은 27.3%로 집계됐다. 10명 중 6명꼴인 61.2%(74명)가 서울대를 졸업했고 고려대(10.7%)와 연세대(9.1%)를 합친 이른바 스카이(SKY) 출신 비율은 80%를 넘었다.
/세종=임지훈·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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