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사물인터넷(IoT)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이동통신 3사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우선 가정용 IoT(스마트홈) 분야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는 한편 IoT 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집을 잡아라” 스마트홈 선점 경쟁= SK텔레콤은 2일 현대건설과 서울 강남구 힐스테이트 갤러리에서 스마트홈 적용 모습을 시연했다. 블루투스(근거리 무선통신)를 활용해 스마트폰만 휴대하고 있으면 아파트 출입문과 현관이 자동으로 열리는 스마트폰 키 시스템, ‘불 꺼’, ‘취침 모드 실행해줘’처럼 말만 하면 음성인식을 통해 가전 기기가 저절로 꺼졌다 켜지는 지능형 스마트홈, 자동 실내 습도 조절 등의 신기술을 소개됐다. 음성인식에는 지난 9월 SK텔레콤이 출시한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기기 ‘누구’가 쓰인다. 조영훈 SK텔레콤 홈 사업본부장은 “현대건설의 홈 네트워크에 SK텔레콤의 스마트홈을 연동한 방식”이라며 “내년까지 여러 건설사와 협업해 총 10만 세대에 SK텔레콤 스마트홈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홈 IoT 가입자가 44만 가구나 되는 LG유플러스는 가입자층을 더욱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우건설과 안강개발 등 건설사와의 협력 범위를 넓히고, 음성인식과 데이터 분석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자체 개발한 ‘IoT허브’에 3,000단어의 자연어를 입력해 말 한마디로 다른 기기들을 작동한다. ‘청소하자’고 말하면 환풍기와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가 동시에 작동하는 식이다.
KT는 스마트홈에 ‘헬스’를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전통적인 유선 네트워크가 강점인 KT는 이 회사의 인터넷TV(IPTV)인 올레tv를 축으로 ‘헬스 바이크’, ‘헬스 골프퍼팅’ 등 재미와 운동을 결합(헬스테인먼트) 홈 IoT 서비스에 집중한다. KT의 IoT 플랫폼인 ‘IoT 메이커스’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연동할 수 있다.
◇SKT 대 KT·LG유플러스 ‘IoT 표준 진영 싸움’=표준 선점 경쟁도 뜨겁다. 현재 KT와 LG유플러스는 이미 구축된 LTE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IoT를 운영하는 협대역(Narrow Band·NB)-IoT 진영에 합류한 상태다. NB-IoT는 이동통신 표준화 단체인 3GPP가 IoT 표준으로 삼은 만큼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인지도와 활용도가 높은 것이 강점이다. 삼성전자와 노키아, 화웨이 등 제조사도 NB-IoT 진영이다.
반면 SK텔레콤은 지난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때 출범한 ‘로라(LoRa) 얼라이언스’의 일원으로, 로라를 앞세워 지난 6월 국내 이통사 중 최초로 IoT 전국망 설치를 완료했다.
SK텔레콤의 이날 스마트홈 시연회에 맞서 KT와 LG유플러스는 3일 ‘NB-IoT 전략 발표’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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