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000030)이 올 3·4분기 시장의 예상을 넘는 좋은 실적을 올리면서 증권가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과점주주 매각 방식의 민영화도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낙관적 주가 전망에 덧씌워지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총 8개 증권사에서 우리은행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렸다. 3·4분기 지배주주 순이익(본사와 자회사의 지분별 순이익 합산)은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난 3,556억원으로 시장 전망을 웃돈 영향이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지난 18일 목표주가를 1만4,000원으로 상향한 지 이틀 만에 다시 1만5,000원으로 높였다. 유안타증권(003470)과 KTB투자증권(030210)도 나란히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목표주가를 높였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 기간 대손충당금이 예상보다 약 300억원 낮게 나왔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금융위기 이후 최저인 1.02%를 기록하는 등 자산건전성도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규제 완화로 대손준비금도 보통주 자본으로 인정되면서 자본확충 부담이 줄어든 것도 긍정적이다.
이 같은 펀더멘털 개선에 좋아진 실적이 현재 추진 중인 민영화에도 긍정적이라는 예상도 증권가의 달라진 시선에 일조한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예비입찰에 참여자들이 써낸 물량은 매각 대상 물량인 지분 30%를 훨씬 뛰어넘는 82~119%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성공적인 민영화가 펀더멘털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추가적 주가 상승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으로 주가 전망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평가도 있다. 구경회 현대증권(003450) 연구원은 “앞으로 주가는 7% 수준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이를 위해 현재 0.3~0.4% 수준의 대손비용률을 유지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0.80%(100원) 내린 1만2,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실적이 발표되기 전 기대감에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강세를 보인 데 따른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주춤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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