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000150)밥캣이 공모 물량과 희망 공모가 밴드를 대폭 축소해 기업공개(IPO)에 다시 나서며 초대형 IP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마주치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6일부터 이틀간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다음달 2~3일 일반 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모 청약을 마감하는 다음달 3일부터 두산밥캣은 4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두 회사가 직접적으로 투자 일정과 투자자가 겹치는 상황은 아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먼저 수요예측을 진행하면서 자칫 두산밥캣 투자자 모집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두산밥캣의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16일 “두 회사 간 IPO에 영향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정작 수요예측에 들어가야 하는 기관투자가들은 두 회사 모두에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두 회사의 수요예측을 준비하고 있는 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대형 IPO가 동시에 진행될 경우 수익성에서 유리한 기업에 투자를 하게 될 것”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두산밥캣 모두 투자를 검토할 경우 기관 입장에서는 발행기업의 희망보다 공모가를 낮춰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조2,500억원가량의 공모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1조원가량을 조달하는 두산밥캣과 함께 10월 하순부터 11월 초까지 공모 규모만 3조원이 넘는 셈이다. 내년 초까지 미뤄질 것으로 예상했던 두산밥캣의 공모 일정이 서둘러 진행되며 대형 IPO를 피했던 중소형 공모주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10월 하순에는 유가증권 시장의 프라코가뿐 아니라 9개 기업이 IPO 수요예측에 들어간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두산밥캣으로 인해 공모주 시장 침체가 더 심화할 수도 있다”며 “두산밥캣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두 곳 모두 상장을 주관하는 한국투자증권이 침체된 공모주 투자심리와 시장 상황을 고려해 두산밥캣의 상장 일정을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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