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파업 등의 여파로 지난 8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7년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자동차 생산 부진으로 5~6월 반짝 반등했다가 7월 보합세를 보였던 전체 산업생산 역시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여파까지 겹쳐 9월 이후 전망도 밝지 않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가동률은 전월보다 3.4% 하락한 70.4%를 기록했다. 2009년 3월 69.9%를 기록한 후 7년5개월 만의 최저치다. 이 같은 지표하락에는 자동차 파업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광섭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차 파업으로 인한 6만6,000대의 생산차질이 없었다면 제조업 가동률은 72.1%가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8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1% 감소했다. 4월에 0.7% 줄어든 산업생산은 5월 0%, 6월 0.6% 늘며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7월에는 늘거나 줄지 않은 데 이어 8월 다시 마이너스로 고꾸라졌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반도체 등이 각각 전월보다 17.7%, 5.2% 감소했고 1차금속(3.2%), 식료품(3.7%) 등이 증가했다. 서비스업 부문은 운수(-1.1%) 등이 감소했지만 전문·과학·기술(6.1%), 도소매(0.7%) 등이 증가해 전월보다 0.7% 늘어났다.
소비와 투자는 소폭 반등했다.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내구재(-1.2%) 판매가 줄었지만 가전제품 등 내구재(4.7%),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8%) 등의 판매가 늘어 전월보다 2.0% 증가했다. 폭염으로 인한 냉방용 가전기기 판매 증가,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중단으로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7월 차량 소비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반등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설비투자는 기계류(15.3%), 운송장비(11.0%) 투자가 모두 늘어 전월보다 14.0% 증가했다. 반도체제조용 기계 투자가 늘어난데다 일부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건설수주는 주택, 사무실·점포 등 건축(30.9%) 및 도로·교량, 기계설치 등 토목(200.7%)이 모두 늘면서 1년 전보다 54.6% 증가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광공업생산지수 감소에도 서비스업생산지수, 비농림어업취업자 수 등이 증가해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앞으로의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순환변동치는 소비자기대지수·건설수주액 증가 등으로 전월보다 0.3포인트 올라갔다.
김광섭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미국 금리 인상 우려, 구조조정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돼 있다”며 “자동차 파업 장기화, 삼성 갤럭시노트7 리콜, 김영란법 시행의 영향으로 생산과 소비 등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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