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보험업계가 이달부터 보험료 인상에 나선다. 자동차 보험과 관련한 업계 평균 손해율이 80%를 넘어가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조치라지만 소비자에게 관련 부담을 전가한다는 점에서 보험료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중소형 보험사들은 이달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올릴 계획이다. 우선 메리츠화재보험은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2.9% 인상하기로 했으며 흥국화재 또한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5.9% 올릴 계획이다. 롯데손해보험은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는 5.2% 올리고 영업용과 업무용 자동차는 각각 6.6%와 7.2%씩 인상한다.
상대적으로 금융당국의 눈치를 더 볼 수밖에 없는 대형 보험사들은 보험료 인상보다는 보험료 책정 합리화 및 각종 특약 신설을 통한 가격 현실화로 출구를 찾는다. KB손해보험은 이달 중순 업계 최초로 '대물배상 가입금액 확장특약'을 신설한다. 대물배상 금액을 1,000만원·3,000만원·5,000만원·1억원 등의 기준에서 선택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이제는 1,000만원 대물배상에 의무 가입한 후 이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별도 특약에 가입하도록 하겠다는 것. 초과금액 규모는 고객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삼성화재와 동부화재 또한 유사 특약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특약 도입으로 보험료가 다소 오를 수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무엇보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보험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내놓아 보험업계의 재량권이 많아진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업계의 움직임을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단 이 같은 보험료 인상에 따른 부담은 소비자들이 짊어진다는 점에서 보험사들이 원가절감 등의 노력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보험사기 증가가 손해율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국회가 '보험사기특별법' 제정을 통해 소비자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양철민기자 chop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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