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국민연금기금의 임대주택 투자 방안을 놓고 첫 야정(野政) 협의를 진행했다. 협의는 더민주가 국민연금기금의 임대주택 방안 조건으로 제시한 안을 기준으로 현실성과 수익성이 있느냐를 놓고 치열한 공방으로 진행됐다. 더민주는 보증금 1,000만원, 임대료 30만원, 토지매입비(3.3㎡) 300만원을 기준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내부수익률이 10.5%로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이 같은 더민주 안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박선호 국토교통부 주택도시실장은 “더민주의 안을 검토한 결과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의견을 달리하는 면이 있다”며 “더민주 안은 국민연금이 투자함으로써 얻는 수익률이 4~6%로 돼 있는데 그 전제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더민주는 토지 매입비를 평당 300만~700만원으로 제시했지만 수도권 지역에서 이 같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입지가 없다는 것이다. 수도권 평균 가격으로 부지를 매입했을 경우 수익률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게 국토교통부의 주장이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도 “보통 공공 임대주택의 한해 손실이 5,000억원 정도”라며 “운영수익에 문제가 안 생기려면 손실보전 방식으로 공공주택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정부가 재정을 직접투자하는 방식과 유사하다”고 꼬집었다.
정부의 주장에 대해 더민주는 반박했다. 임종성 의원은 “현재 공공임대주택 사업이 적자라고 하지만 이는 매년 운영 수익만을 계산한 것으로 분양전환수익 등을 고려하면 임대주택 사업이 13조2천억원에 달하는 누적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박광온 당 국민연금기금 공공투자추진위원장은 정부가 지적한 부지매입비용에 대해서도 “평당 1,000만원을 기준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권칠승 의원은 정부 측이 공공투자 정책의 긍정적 효과를 인정한 자체 연구보고서를 공개하며 “정부가 이 보고서를 의도적으로 은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의원이 공개한 ‘국민연금기금의 공공사회서비스 인프라 투자’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의 공공투자가 저출산 해소 및 고용 창출 효과가 있어 결과적으로 국민연금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결국 국민의 노후소득 보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결론이 명시돼 있다. 이 보고서는 보건복지부의 용역 보고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와 정부는 권 의원이 공개한 보고서를 토대로 공개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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