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어드바이저와 상장지수펀드(ETF)가 ‘찰떡궁합’ 호흡을 맞추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싼 수수료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로보어드바이저에 ETF는 거래세가 면제되면서도 거래를 활발하게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에 나온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의 70% 이상이 ETF를 주력 투자대상으로 삼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비스 중인 로보어드바이저 11곳 중 8곳이 ETF 매맴에 집중하고 있다. 투자자문사인 에임과 파운트, 증권사인 NH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이 선보인 로보어드바이저는 ETF에만 투자한다. 또 디셈버앤컴퍼니·쿼터백투자자문·밸류시스템·디멘젼투자자문의 로보어드바이저 역시 ETF에 비중이 절대적인 가운데 상장지수채권(ETN)이나 주식·펀드 등을 일부 편입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이 ETF에 주로 투자하는 이유는 일반 주식거래에 비해 낮은 수수료 때문이다. 0.3%의 거래세가 붙는 일반 주식과 달리 ETF는 펀드의 일종이기 때문에 거래세가 없다. 일반 펀드에 비해 운용 보수가 낮은 것도 장점이다. 쿼터백투자자문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ETF 운용보수는 1% 미만으로 일반 펀드의 3분의1 수준”이라며 “상장된 ETF가 200개가 넘어서고 있는 점도 ETF 투자 확대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국내보다 먼저 도입된 미국도 ETF 투자가 활발하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베터먼트 등 미국의 주요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은 거의 전적으로 ETF 투자에 의존하는 편”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가 ETF 시장 활성화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원대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은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커지면 현재 일부 ETF에 집중돼 있는 유동성이 자연스레 다양한 ETF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ETF를 활용하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투자도 가능하기 때문에 손쉽게 글로벌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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