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 작품이 번역가를 잘 만나지 못해서 그렇지 굉장히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습니다. 한강 작가의 맨부커상 수상을 계기로 많은 국내 작가들의 수상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강의 아버지이자 ‘아제아제 바라아제’ ‘추사’ ‘다산의 삶’ 등을 펴낸 한국 문단의 거장 한승원 작가는 1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맨부커상 수상은 우리 문학의 수준을 세계가 알아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승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문단이 힘을 얻고 젊은 작가들이 더 좋은 작품을 내놓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한강의 수상으로 젊은 작가들이 용기를 가지고 진지하고 섬세한 양질의 순수 문학을 더 많이 쓰고, 더 많은 상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원은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이유로 좋은 번역가, 출판사의 노력을 꼽았다. 그는 “제 딸의 소설이 좋아서라기보다는 번역가를 잘 만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번역가에게 그 공을 돌렸다. 아울러 “책을 내주지 않으면 작가는 존재할 수 없다”며 “한국 문학 발전을 위해 꾸준히 출판을 하고 있는 출판사들의 공적이 대단히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작품 못지않게 번역이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그는 국내 작품의 진가가 세계에서도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음악·영화뿐 아니라 문학 작품에서도 한류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한승원은 “한강의 수상으로 외국에서 다른 국내 문학 작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문학에서도 한류가 생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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