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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필지’ 지방공단 분양 걸림돌
입력2003-07-09 00:00:00
수정
2003.07.09 00:00:00
현상경 기자
낮은 분양률을 보이고 있는 강원 북평, 전남 대불 등 지방 산업단지가 평균 10만평대로 불필요하게 광필지(廣筆地)로 조성돼 기업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의 경기침체로 기업 설비투자가 저조한 상황에서 업체들의 지방 이전, 공장 증설 등을 가로 막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산업단지는 벤처 및 기술집약형 제조업이 입주할 수 있는 3,000평~5,000평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은 상태. 반면 일부 지방단지들은 조성 당시부터 광필지로 구획이 나눠져 소규모 부지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강원 북평단지의 경우 전체 7개 블록이 모두 8,6000평에서 7만 4,000평의 광필지로 조성됐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부지가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잔여부지 매각 및 임대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단지의 분양률은 현재 27%대의 전국 최하위 수준이며 입주업체수도 90여개에 불과하다.
전남 대불단지도 사정은 비슷하다. 42%대의 낮은 분양률에도 불구, 15개 블록 대부분이 최소 3만 9,000평에서 최대 19만 9,000평까지 광필지로 조성돼 있다. 이로 인해 부지 수요가 많은 5,000평 미만의 중소기업 입주는 거의 불가능한 형편이다.
이외에도 충남 아산, 전북 군장군산 단지 등도 5만평에서 12만평 규모로 조성돼 일부 광필지가 미분양지로 남아 있다. 지역 공단 관계자는 “인기가 높은 수도권 공단도 1만평 이하로 필지를 분양하는데 오히려 지방에서 광필지가 넘쳐난다”며 “요즘과 같은 경기 불황에 이런 부지를 쓸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광필지는 부지 내 간선도로, 용수, 상하수도, 전력 등 기반시설마저 미흡해 적절한 대책 없이는 활용이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남 대불단지에 입주한 A사 관계자는 “현재 8만평의 블록에서 우리 회사만 입주한 상태여서 편리한 간선도로, 풍부한 용수공급 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한편 이런 현상은 80년대 말 한국토지공사가 1,000억원~4,000억원대의 대규모 사업비로 공단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지역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대규모 공장입지 수요를 잘못 예측해 일어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토지공사 산업지원처의 한 관계자는 “조성을 시작할 당시에는 중화학 공업단지 등을 비롯, 대기업의 지방단지 수요가 많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IMF 위기 이후 연이은 경기침체 등으로 대형부지 수요가 점차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방단지 활성화를 위해 적정한 예산을 투입, 빠른 시일 내에 필지 세분화 작업을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상경기자 hs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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