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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이동성 열전] 유선시장도 `빅뱅`
입력2003-12-23 00:00:00
수정
2003.12.23 00:00:00
이학인 기자
브랜드 대 요금과의 한판승부`
유선시장에서도 KT와 하나로통신이 시내전화 번호이동성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준비중이다.
이동전화와 달리 시내전화 번호이동성은 이미 지난 7월부터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확대 시행되고 있다. 특히 후발사업자인 하나로통신은 최근 11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외자유치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공격적 경영에 나서 치열한 마케팅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어떻게 옮기나=시내전화 번호이동성도 이동전화와 마찬가지 개념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번호를 그대로 가지면서 서비스업체를 바꿀 수 있는 서비스다. 이동전화가 사업자별 시차도입을 적용한 반면 시내전화는 교환기 교체작업 등을 감안해 지역별 순차적 도입을 채택한 게 다른 점이다.
지난 7월 안산ㆍ청주ㆍ김해ㆍ순천에서 첫 도입된 후 10월말부터 수원ㆍ안양ㆍ구리ㆍ김포ㆍ의정부ㆍ대전ㆍ광주ㆍ울산ㆍ전주ㆍ천안ㆍ마산 등으로 확대돼 현재 15개 지역에서 시행중이다.
KT나 하나로통신 양측 가입고객이 모두 상대방 회사로 옮길 수 있다.
KT 고객이 하나로로 옮기려면 국번없이 고객상담전화(106)로 신청하면 된다. 하나로통신에서 KT로의 이동은 KT(100)로 신청하면 가능하며 수수료 4,000원을 옮기는 회사에 내야 된다.
신규 가입에 따른 가입비도 부담해야 한다. 다만 하나로통신의 경우 자사 초고속인터넷 상품에 함께 가입할 경우 가입비를 면제해 주고 있다.
번호 이동후 2개월 안에는 사업자를 옮길 수 없지만 통신사업자연합회가 운영중인 번호이동관리센터에 직접 신청하면 이 기간내라도 이동 가능하다.
◇내년부터 경쟁 본격화한다= 현재 번호이동성이 실시중인 지역은 수도권 외곽지역이나 지방이다. 하나로통신의 서비스가 주로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번호이동성의 효과는 그리 높지 않은 셈이다.
실제로 지난 7월 제도 시행이후 5개월동안 KT에서 하나로통신으로 옮긴 가입자는 1만명을 갓 넘겼을 뿐이다. 하나로에서 KT로 옮긴 가입자 규모는 많아야 수십명 수준. KT에서 하나로통신으로의 이동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아직 시장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전망이다. 당장 이달말 분당ㆍ일산신도시가 포함된 성남ㆍ고양 지역이 대상지역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3월에는 인천ㆍ대구로 확대된 후 8월에는 최대 승부처인 서울ㆍ부산에서 제도가 도입돼 이동전화 못지 않은 치열한 가입자 확보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로통신측은 “어차피 가장 많은 가입자가 몰려 있는 서울이 번호이동성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며 KT와의 일전을 벼르고 있다.
◇제한적 마케팅 여건이 변수= KT와 하나로의 마케팅 전략은 `브랜드와 요금`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내전화 시장의 95.6%로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KT로서는 번호이동성 자체가 득보다는 실이 많은 제도. 따라서 하나로 가입자 유치보다는 자사 고객 수성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자사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하는 한편 지점망을 총동원해 이탈을 최소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반면 하나로는 KT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본요금과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후발사업자에게만 허용된 초고속인터넷과의 결합을 통한 요금인하도 가능해 가격 면에서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서비스 지역이 단계적으로 확대된다는 점이 마케팅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특정지역으로 도입 지역이 제한돼 있다 보니 전사적 차원의 집중적인 마케팅이 어렵다는 것이다.
하나로통신이 과연 번호이동성을 통해 시내전화 시장에서의 절대 열세를 얼마나 극복해 낼지 주목된다.
<이학인기자 leej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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