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국내 홈쇼핑 산업이 시작된 지 13년이 흘렀다. GS홈쇼핑(대표 허태수)은 국내 최초의 홈쇼핑 사업자로서 초기 정착 단계부터 고속 성장기를 거쳐 추가 사업자가 등장하며 성숙기에 접어든 현재에 이르기까지 홈쇼핑 산업의 산증인이다. 특히 지난 2003년 말 신용카드 사태 이후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고 케이블TV 시청 가구가 포화 상태에 이른 것은 홈쇼핑 업계에 새로운 도전이었다. 조성구 GS홈쇼핑 상무는 “홈쇼핑의 고속 성장기에는 성장에만 매달려 뒤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면서 “2004년 이후의 시련은 GS홈쇼핑에게 내부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GS홈쇼핑이 세운 성장 전략은 크게 2가지. 첫째는 신규 고객에 의지하던 기존 사업 형태에서 벗어나 기존 고객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단골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충동구매형 상품을 줄이고 대신 탄탄한 품질과 서비스로 무장한 상품을 도입했다. 자연스레 홈쇼핑에 대한 신뢰가 쌓였고 그 동안 홈쇼핑 진입을 꺼리던 자동차와 아파트, 톱 브랜드들이 연이어 홈쇼핑의 문을 두드리는 결과를 낳았다. 두 번째는 신사업 진출로 TV홈쇼핑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인터넷 쇼핑몰로 연결시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또 포화상태에 접어든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 무대로의 진출도 서두르고 있다. ◇이윤창출의 원천은 고객만족= “지금 OO홈쇼핑에서 어떤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GS홈쇼핑은 방송 안 하세요? GS홈쇼핑에서 방송할 때까지 기다리려구요. 아무래도 믿음이 가니까” 지난 3월 GS홈쇼핑 콜센터로 접수된 고객의 전화다. 5개나 되는 홈쇼핑 전문 채널이 저마다 제품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변함 없이 GS홈쇼핑에서 구매하겠다는 고객이 더욱 많아지도록 하는 것이 GS홈쇼핑의 목표다. 이를 위해 올 들어 품질관리 활동을 대폭 강화했다. 그 동안 상품 입점 시기 샘플 검사, 증빙서류 검사, 물류센터 출고 전 검사 등 3단계로 이뤄지던 검사 체계에 올해부터 생산현장 품질 검사를 추가했다. 특히 과거 상품군별 법적 관리규정 중심의 품질관리 활동에서 벗어나 한국산업기술연구원과 함께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독자적인 품질 기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관련 법규상 국내 공산품의 소음 기준은 60dB이지만 GS홈쇼핑은 지난 1월 소비자 평가단을 구성해 소비자 불만 평가를 수행한 결과 50dB로 기준을 강화했다. 허태수 사장은 경영 현안 점검을 위해 매주 1회 전 임원이 참석해 열리는 경영회의 시간에 앞서 한 주간 고객의 불만을 청취하는 VOC(Voice Of Customer) 브리핑을 정례화했다. 허 사장은 “이윤을 창출하는 원천은 판매가 아니라 고객 만족”이라며 “억지로 최소한의 기준치만 충족시킬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품과 서비스의 질을 부단히 높여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해외시장 진출로 글로벌 홈쇼핑 도약= GS홈쇼핑은 지난 2005년 중국 충칭GS쇼핑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을 실현했다. 충칭GS쇼핑은 가시청 가구가 850만명에 이르는 충칭TV 채널을 통해 방송을 개시했으며 현지인들의 홈쇼핑 구매 경험을 늘리기 위한 본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1,000억원 매출에 누적 고객수 15만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올렸다. GS홈쇼핑이 진출한 충칭시는 베이징ㆍ톈진ㆍ상하이와 함께 중국의 4대 직할시로 인구 3,200만명에 시 전체 면적이 한국의 90%에 이르는 거대 도시다. 자동차, 중공업, 화학산업 등이 발달한 공업 도시로 중국 평균 성장률을 웃도는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서부개발의 중점 도시이기 때문에 향후 추가 사업 진출이 용이한 전략 지역이기도 하다. GS홈쇼핑은 충칭GS홈쇼핑을 중국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 중국 내 다른 지역으로의 진출도 검토하고 있으며 중국 이외에 동남아 지역으로의 진출 기회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고효율ㆍ고마진 상품 도입으로 이익 개선= 지난 2ㆍ4분기 GS홈쇼핑의 매출액은 1,4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또 영업이익과 순익은 각각 218억원, 14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2%, 34.1% 늘어났다. 이처럼 이익이 크게 개선된 것은 고효율ㆍ고마진 상품을 적극 도입하고 과도한 할인 판매 방식을 지양한 데 따른 것이다. 또 E마켓플레이스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손실 폭을 최소화했고 카탈로그 발행부수를 최적화하는 등 외형 확대 전략 대신 내부 효율화에 박차를 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GS홈쇼핑은 고유가와 뉴미디어의 확산으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고 진단하고 하반기 경영 키워드로 ‘Change with Consistency’를 제시했다. ‘Change(변화) with Consistency(일관성)’는 기존의 내부 핵심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탄탄한 성장 인프라를 구축하는 동시에 환경 변화에도 대비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허 사장은 “고객 니즈와 핵심 역량을 중심으로 사업 경쟁력을 최적화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 사업에도 적극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 쇼핑몰 디앤샵 인수 'E커머스' 리더로 떠올라
해외구매대행 서비스 론칭… 신상품 확대등 차별화
GS홈쇼핑은 디지털TV와 인터넷ㆍ휴대전화 등 디지털 뉴미디어와 쇼핑을 결합한 T커머스ㆍM커머스 등 신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들 뉴미디어 채널의 등장은 최근 정체에 빠진 TV홈쇼핑 업계의 신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디지털 매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새로운 쇼핑 문화를 선보이는 것이 앞으로 홈쇼핑 경쟁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5년 12월 GS홈쇼핑이 선보인 새로운 TV홈쇼핑 모델인 T커머스는 TV를 보다가 리모컨 조작만으로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하는 서비스다. 기존의 TV홈쇼핑이 상품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해 주고 전화로 주문을 하던 것과 달리 T커머스는 방송 시청 중 리모컨을 활용해 즉시 주문이 가능하고 판매할 수 있는 상품도 인터넷 쇼핑 수준으로 늘릴 수 있다. 또 방송 과정에 시청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양방향 쇼핑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최근 T커머스 실적에 청신호가 들어와 판매총액이 월간 5억원 수준을 돌파했다. 특히 올 들어 TV카탈로그 오픈, GS티숍 송출 확대 등으로 매출이 불과 3~4달 사이에 2배로 뛰었다. 이에 따라 연간 매출 목표인 30억원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조태홍 GS홈쇼핑 차장은 "송출 플랫폼 확대와 T커머스 고객만을 위한 혜택 제공으로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T커머스 구매 경험을 늘리는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휴대전화로 홈쇼핑 방송을 보고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M커머스 활성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홈쇼핑의 모바일 쇼핑 서비스인 '모바일 GS이숍'은 3대 이동통신사의 휴대폰 쇼핑존에 모두 입점해 있으며 지난 6월 KT와이브로폰 쇼핑 서비스, 7월 LG데이콤의 가정용 인터넷전화를 통한 쇼핑 서비스도 업계 최초로 시작했다. 이처럼 GS홈쇼핑은 T커머스와 M커머스, IPTV 등 새로운 매체를 이용한 신규 사업을 적극 전개해 디지털 뉴미디어 시대의 쇼핑을 주도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다. ■ T커머스·M커머스 투자 확대
뉴미디어 홈쇼핑 시대 대비도
GS홈쇼핑은 올해 3월 인터넷 종합쇼핑몰 디앤샵을 인수했다. 기존 GS이숍과 함께 종합쇼핑몰 업계 1, 2위를 다투던 두 쇼핑몰을 모두 보유하게 되면서 연간 거래액만 1조원이 넘는다. GS홈쇼핑의 TV홈쇼핑 부문 연간 취급액이 1조원 수준이므로 인터넷쇼핑 부문의 비중이 훨씬 커진 셈이다. 이에 따라 GS홈쇼핑은 홈쇼핑 기업이라기 보다 인터넷 기업으로 봐도 무방하게 탈바꿈했다. 지난해 기업의 장기 목표를 담은 비전도 '넘버원 홈쇼핑'에서 '온라인 커머스 리더'로 범위를 넓혔다. GS홈쇼핑이 E커머스로의 변신을 서두르는 것은 기존 TV홈쇼핑 시장이 성장 정체에 빠졌고 TV홈쇼핑의 운영 노하우와 인프라를 십분 발휘할 수 있는 E커머스 시장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른 쇼핑몰은 꿈도 꿀 수 없는 24시간 고객 상담이 가능해지고 쇼핑몰 상에서 홈쇼핑 생방송을 내보내는 것 등은 고속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최근에는 보다 생생하고 실감나는 쇼핑을 원하는 네티즌들이 늘어남에 따라 방송 인프라를 활용해 VOD 동영상 쇼핑 서비스를 시행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구매대행 서비스 등 신규사업을 론칭하고 신상품 및 독점상품을 확대하는 등 차별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옥션, G마켓 등 오픈마켓의 급성장으로 일반 종합쇼핑몰들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GS이숍이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규모를 늘려가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기호 GS홈쇼핑 전무는 "GS홈쇼핑은 TV홈쇼핑과 E커머스의 복수 주력사업 체제로 이미 들어섰다"며 "앞으로 홈쇼핑시장 경쟁의 핵심은 누가 E커머스에서 앞서 가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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