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PE는 지난 2002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을 시작으로 미래에셋생명 등에 투자해 자금을 회수한 바 있고 현재 현대로지스틱스·OBS저축은행 등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한국 누적 투자금액이 2조원을 넘어섰다. 오릭스PE는 일본 본사의 풍부한 자금력과 현대로지스틱스 인수 당시 현대그룹과 딜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단독으로 본입찰에 참여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현대증권 인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오릭스PE의 한 관계자는 "현대증권의 2대 주주인 자베즈파트너스와 협력하기로 한 사실이 없다"며 "단독으로 본입찰에 참여해 경쟁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파인스트리트그룹은 전 삼정KPMG 회장인 윤영각 회장과 리먼브러더스 부회장을 거친 조건호 회장이 공동으로 이끄는 투자금융사다. 파인스트리트는 과거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는 투자은행(IB)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혀왔고 이번 현대증권 인수전에 뛰어든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자금력만 놓고 보면 오릭스PE가 파인스트리트보다 앞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국내 PE의 대표는 "현대그룹에서도 장부가 이상의 가격을 원하는 상황에서 본 입찰이 시작된 만큼 누가 더 많은 금액을 써내느냐가 관건"이라며 "오릭스PE는 일본 본사와도 내부적으로 이야기가 많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자금 지원을 많이 받을 수 있어 파인스트리트보다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파인스트리트 역시 인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예상 밖의 결과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그룹 측은 장부가(6,100억원 수준)보다 높은 7,000억원 이상의 가격을 원하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증권 매각은 현대그룹 자구방안 중 가장 핵심 조치로 꼽히는 만큼 매각 가격으로는 7,000억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며 "현대증권이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새로운 사업도 추진하는 등 미래가치를 높이는 작업을 많이 했기 때문에 좋은 가격에 매각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증권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현대그룹의 자구계획 중 남산 반얀트리 호텔 매각건만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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