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대중화로 인해 천덕꾸러기가 된 공중전화 부스가 현금자동입출금기(ATM)·자동심장 충격기(AED)·CCTV 등과 만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21일 KT에 따르면 전국 공중전화 부스는 8월 말 기준 7만336대로 가장 많이 설치됐던 지난 1999년(15만3,105대)의 절반 미만으로 급감했다. 보편적 공공서비스인 만큼 아예 없앨 수도 없어 2012년부터 2㎞당 1대였던 거리 기준을 시 단위 이상은 2.5㎞당 1대, 도농복합 시·군 지역은 3㎞당 1대로 완화했다. 그러나 휴대폰 이용자가 늘어나 이조차도 대부분 유명무실해졌다.
이에 KT와 계열사인 KT링커스는 공중전화 부스를 멀티 공간으로 재창출하는 방법으로 발상을 전환했다. ATM·무료 핸드폰 충전기·서울시 안내 키오스크·경광등·CCTV 등을 결합한 멀티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은행과 KT링커스는 현재 전국에 이 같은 멀티 부스를 1,481대 설치했다. 서울시는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한 공중전화 부스인 ‘나눔카’ 서비스를 시내 3곳에서 운영 중이다. 도서관 부스도 등장했다. 지난 8월 29일 서울시 송파구 송파파인타운 3단지내에는 ’스토리가 있는 행복 플랫폼‘이라는 길거리 무인 도서관이 설치됐다. 성동구는 유동 인구가 많은 왕십리역 광장에 폐기된 공중전화 부스를 재활용한 무인문고 ’책뜨락‘을 운영 중이다.
특히 경기도, 서울시 용마산역 입구 등 전국 안전거리 사업구간에 세이프존 공중전화부스를 101대 설치·운영하고 있다. 평상시 출입문을 열어 놓고, 위급상황 발생시 부스 안에 설치된 비상벨을 누르면 출입문이 자동으로 차단되며 사이렌·경광등·112 긴급전화서비스를 제공한다. KT 측은 서울시의 의뢰를 받아 안심부스의 서비스를 연내 확대실시하고 이를 전국으로 확산시킬 방침이다.
이홍주 KT링커스 융합사업본부장은 “공중전화기, ATM기, AED기를 결합 설치해 이용자에게 통신,금융, 건강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거리환경 개선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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