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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익은 山寺의 봄 푸르름이 눈부시네

<충남 서산> 충남의 4대 사찰 개심사엔 뒤늦게 핀 벚꽃 흐드러지고<BR>마애삼존불 넉넉한 미소에 간월암 낙조 아름다움 더해



서산 개심사

서산 개심사

백제의 미소 마애삼존불

백제의 미소 마애삼존불

간월암

간월암

무르익은 山寺의 봄 푸르름이 눈부시네 충남의 4대 사찰 개심사엔 뒤늦게 핀 벚꽃 흐드러지고마애삼존불 넉넉한 미소에 간월암 낙조 아름다움 더해 서산 개심사 백제의 미소 마애삼존불 간월암 • [여행메모] 충남 서산 쉬이 흘러가는 봄을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노부부가 봄 나들이에 나선다. “등산 배낭을 준비할까요?” “아뇨, 괜찮습니다. 개심사로 갈겁니다. 그냥 가벼운 윗도리나 하나 걸치시구려.” “금세 머리 빗고 나올 테니 조금만 기다리시죠.”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서산 나들목을 빠져 나온 노부부는 운산면에서 다시 남쪽으로 차머리를 향한다. 들판은 푸른 나무와 백색 꽃망울로 온통 눈부시다. 한우목장으로 유명한 농협중앙회 가축개량사업소의 흐드러진 벚꽃이 이들을 맞는다. 열 여덟 청춘으로 돌아간 노부부 가슴이 설렌다. 초록으로 색칠한 목장의 낮은 산등성이 길 따라 벚꽃이 장관이다. 가야산을 대표하는 사찰 가운데 하나인 개심사(開心寺)는 서산목장에서 647번 지방도로를 타고 10여분 더 가야 한다. 가야산 한줄기가 삐쳐 나온 307m 높이의 상왕산(象王山) 중턱 가파른 비탈에 터를 잡았다. 수덕사같은 가야산의 다른 사찰처럼 웅장함은 없지만 소박한 멋과 아기 자기함은 비할 곳이 없다. 그래서 어느 유명한 문화재학자는 우리 땅에서 가장 사랑스런 절집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주차장에 내리니 솔밭에서 흘러나오는 새소리가 노부부를 반긴다. 예전에는 더 없이 울창했다는 소나무밭 사이로 구불구불한 계단길이 개심사 경내까지 이어졌다. 투박한 자Ю?맛을 그대로 살려낸 계단길을 오르는 노부부의 입가에는 정겨운 미소가 퍼진다. 이곳 계단길을 걸으면 마음이 활짝 열린다고 해서 개심사라 했을까. 주차장에서 개심사 경내까지는 느린 걸음으로 겨우 15분 거리. 머리에 땀 방울이 겨우 맺힐 때 쯤이면 대웅보전 앞에 길게 뻗어 있는 연못이 펼쳐진다. 백제 의자왕 14년에 창건된 개심사는 충남 4대 사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보물 143호로 지정된 대웅전은 수덕사 대웅전을 축소해 길게 뽑은 모양으로 주심포계 맞배지붕 모습이다. 대웅전 기둥은 구부러진 자연목을 그대로 써서 오히려 아름답다. 노부부는 주위에 벚꽃이 하나둘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연못가 앞 의자에 앉아 웃음꽃을 피운다. ‘신부가 꽃을 꺾어 들고 창가를 지나다(美人折得窓煎過)/빙그레 웃으며 낭군에게 묻기를(含笑問檀郞)/꽃이 예뻐요, 제가 예뻐요?(花强妾貌强)/장난기 가득한 낭군이 답하기를(檀郞故相戱)/꽃이 당신보다 더 예쁘구려(强道花枝好)/그 말을 듣고 토라져버린 신부(美人妬花勝)/꽃을 밟아 뭉개며 말하기를(踏破花枝道)/꽃이 저보다 더 예쁘다면(花若勝於妾)/오늘 밤은 꽃을 안고 주무세요(今宵花與宿)’(고려 문인 이규보의 ‘절화행(折化行)’ 중에서, 시인 김용택 역) 개심사 벚꽃은 국내에서 가장 늦다고 한다. 서울이 4월 중순 쯤 피는데 개심사는 석가탄신일(5월15일) 전후로 만개한다. 그래서 서울 벚꽃이 다 지고 난 뒤에도 볼 수 있다. 개심사에서 내려와 호젓한 저수지길을 돌아 618번 지방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가면 백제의 미소라고 알려진 서산 마애삼존불상이 기다린다. 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웃는 모습이 변하는 마애불의 미소는 어쩐지 노부부를 닮았다. 어스름 석양이 붉어지면 천수만 간월도 간월암(看月岩)에는 낙조가 더없이 아름답다. 삼존불이 있는 보원사지 입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간월도는 80년대 중반 천수만 간척사업이 끝나면서 썰물 때는 육지와 이어져 섬 아닌 섬이 되어 버렸다. 간월암은 서울을 수도로 점지했다는 무학대사가 세운 사찰이다. 달을 보고 도를 깨달아 간월암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서산=글ㆍ사진 홍병문 기자 hbm@sed.co.kr 입력시간 : 2005-04-2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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