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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모의테스트로 본 의약분업-드러난 문제점들
입력2000-06-11 00:00:00
수정
2000.06.11 00:00:00
박상영 기자
[심층진단] 모의테스트로 본 의약분업-드러난 문제점들의약분업 시행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의 모의테스트와 의약계의 제도준비 과정에서 현실적인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10일까지 4일간 모의테스트를 실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함으로써 국민불편을 최소화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약분업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모의테스트를 하기전까지 의야분업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문서로 작성, 보고해 본 적은 한번도 없다』고 말해 당국이 예상되는 불편사항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이해를 구하기 보다는 숨기기에 급급하고 있다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지난주 실시된 모의테스트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짚어본다.
◇약국의 처방약 비치 미비=약국들이 아직 전문의약품,주사제 등 처방약을 완비하지 못했고 약계의 준비작업이 완료되더라도 동네약국들은 모든 약들을 갖추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7일 모의테스트가 실시된 서울 국립의료원 인근 J,B 약국은 의료원의 주요 처방약 목록이 사전에 전달된 상태였음에도 불구, 일부 약과 주사제의 경우 준비가 안돼 있거나 재고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조제 대기시간=동네약국들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나 대형병원 주변의 약국들은 경우 문제가 간단치 않다. 모의테스트에서는 환자들이 약국에서 곧바로 약을 받아 병원에서 약을 기다리는시간이 줄어들었다며 반기기도 했다.
약사의 조제와 상세한 복용방법 설명까지 걸리는 시간이 대부분 15분 안팎이었기 때문. 그러나 이는 26명을 대상으로 한 테스트였던 만큼 실제 7월1일 부터 환자들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대형병원 주변 약국들에서 별도의 조치가 없다면 대기시간이 오히려 병원 조제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의약품 배송체계=약국의 처방약 비치와 불가분의 관계로 해당 약이 없을 경우 얼마나 빨리 약이 배달돼 조제가 이뤄지는지가 관건이다. 주사제의 경우 상당부분 예외가 인정돼 병·의원에서 직접 사용하는 만큼 약국들이 꼼꼼히 품목을 챙겨 준비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모의테스트에서 중이염으로 이비인후과를 찾은 이모(76·여)씨는 처방전을 받아 인근 J약국을 찾았으나 주사약이 없어 의약품 배송센터에서 배달되기까지 20여분을 기다려야 했다.
테스트 평가단 관계자도 『대도시는 의약품 배송센터가 곳곳에 있어 그나마 문제가 적지만 배송센터가 적거나 거리가 먼 지방 중소도시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자부담 증가=우선 의료기관과 약국간 거리가 걸어서 5분 이내가 아니면 교통비용이 발생한다. 또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갔으나 약이 없어 의약품 배송센터에서 배달하는 경우 배달비용이 발생, 배 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도 있다.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은뒤 편리를 위해 약국에서 주사제를 사 집주변 동네의원에서 주사를 맞을 경우에도 돈이 더 든다. 동네의원에서 새로 진료를 받는 형식이돼 현행 수가기준으로 2,300원을 따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
◇대형병원 외래환자=의약분업 취지중의 하나가 개인의 약력(藥歷)관리가 잘되는 단골 동네약국을 이용하자는 것이지만 당장 인근에 약국이 없거나 부족한 대형병원 외래환자들의 불편은 불을 보듯 뻔하다.
서울중앙병원의 경우 외래환자가 하루 3,500여명이나 약국은 병원에서 20여분거리에 고작 3개 뿐이고 그나마 하루 500명분을 처리하기 힘든 실정이다.
박상영기자SANE@SED.CO.KR
입력시간 2000/06/1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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