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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로 10월에도 글로벌 증시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기업들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유럽 위기가 고조됐던 지난 8월에는 IPO 기업이 단 하나도 없었고 9월에는 2개에 그쳤지만 이달에는 무려 8개 기업이 IPO시장에 이름을 내민다. 전문가들은 미국이나 유럽의 악재들이 아직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국내 증시가 1,700~1,900포인트선의 박스권 흐름은 확인한 만큼 주가가 밀리더라도 크게 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해당기업들이 IPO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월 태양광 업체인 넥솔론과 로보스타∙YG엔터테인먼트 등 8개 기업이 IPO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을 끄는 업체는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노리는 넥솔론이다. 넥솔론은 태양광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하는 업체로 5일과 6일 이틀 동안 공모주 청약에 나선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주 청약은 올 7월 삼원강재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이기 때문에 앞으로 전체 IPO시장의 판도를 형성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로봇∙자동화장비 전문업체인 로보스타가 5~6일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K팝 열풍에 기대를 모으는 YG엔터테인먼트도 오는 12일과 13일 청약을 실시한다. 또 케이맥(13~14일), 테라세미콘(20~21일), 씨엔플러스(24~25일), 씨큐브(27~28일), 신흥기계(27~28일) 등도 줄줄이 IPO시장에 명함을 내민다. 시장의 관심은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이 여전히 불안한 가운데 이들이 과연 흥행몰이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시장흐름을 보면 일단 긍정적인 움직임이 감지된다. 지난달 중순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피앤이솔루션의 경우 최종경쟁률이 867.62대1을 기록했다. 지난주 대한과학의 공모주 청약결과도 414대1을 기록하며 불안한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일단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 5~6일 청약을 앞두고 지난주 실시한 로보스타의 수요예측에는 160여개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해 최종경쟁률이 115대1을 기록하기도 했다. 로보스타의 공모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수요예측에 44개 해외 기관투자가가 참여하는 등 관심이 이례적으로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모주 청약에 다시 온기가 느껴지는 것은 그동안 금융 당국이 공모가 뻥튀기 관행에 제동을 걸면서 공모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아져 증권시장만 안정되면 어느 정도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식시장은 지난주 독일 의회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을 승인하면서 일단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비록 미국∙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긴 하지만 그동안 시장을 짓누르고 있던 유로존 위기는 일단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것으로 진단돼 국내 증시도 1,700~1,900포인트선의 박스권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스권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현재 코스피지수가 1,700포인트대 중반인 점을 감안하면 하락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은 셈이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EFSF 증액 승인 이후 글로벌 증시가 일단 한숨은 돌린 모습"이라며 "물론 앞으로도 해외 악재의 전개과정에 따라 증시가 출렁거릴 수는 있지만 8월과 같은 급락상황은 전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 증권사의 IPO 담당자는 "최근 대한과학이나 로보스타의 공모 경쟁률이 비교적 양호하게 나온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비슷한 규모의 공모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불안은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넥솔론이 공모자금 조달에 성공할 경우 앞으로 IPO시장의 분위기도 이전과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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