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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내리는 대검중수부] 18년 `사정요새' 역사속으로
입력1999-03-25 00:00:00
수정
1999.03.25 00:00:00
「사정(司正)수사의 사령탑」으로 정·관계와 경제계 고위인사들에게는 그 이름만으로도 공포의 대상이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18년만에 간판을 내리게 됐다.5공출범 직후인 지난 81년4월 설립된 대검 중수부는 「좌중수, 우공안」이라는 조어가 단적으로 말해주듯, 대검 공안부와 함께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양대축으로 기능해왔다.
멀게는 이철희·장영자씨 부부 어음사기사건, 명성사건, 5공비리사건, 수서사건, 율곡비리에서부터, 가깝게는 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사건과 한보 사건, 김현철씨 비리사건 등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은 굵직한 사건들은 으레 중수부의 몫이었다. 특히 95년말 盧전대통령 비자금수사는 헌정사상 초유로 전직대통령을 「역사의 이름」으로 단죄함으로써 그 명성과 위력을 실감케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따라 중수부 수사는 성역없는 수사의 대명사로 비유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표적사정과 정치검찰」시비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초대 이종남씨부터 현재의 이명재검사장에 이르기까지 역대 중수부장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6공때 법무장관을 지낸 李씨는 이철희·장영자 부부 어음사기사건을, 서울지검장·검찰총장·법무장관을 거친 2대 김두희씨는 명성그룹 김철호회장 사건과 영동개발사건을 처리했다. 6공때 법제처장을 지낸 3대 한영석씨는 85년 대규모 정부공사 발주 비리사건을 지휘했고, 6대 박종철씨는 5공비리 수사를 맡아 장세동·이학봉·차규헌씨 등 관련자 47명을 구속했다.
7대 최명부씨는 수서비리사건을 지휘하면서 이태섭 의원등 국회의원 5명과 장병조 전청와대비서관등을 구속했다. 8·9대 신건·송종의씨는 일선지검과 지청 특수부의 수사지휘에 주력했고 뒤이은 10대 정성진씨는 재산등록 파동으로 중도하차하고 말았다.
11대 김태정현검찰총장은 동화은행장 비자금사건·율곡비리·군인사비리·사건을 지휘했고 12대 이원성현 대검차장은 이형구 전노동장관 수뢰사건과 최락도·박은태 의원 비리사건을 처리했다.
이어 바톤을 넘겨받은 안강민현 대검형사부장은 盧전대통령 비자금수사를 맡아 구속시키고 이건희삼성회장 등 재벌총수 7명을 법정에 세웠다.
14대 최병국씨는 한보 1차수사를 지휘하면서 정태수 한보총회장을 구속시켰으나 수사미진을 이유로 수사도중 전격교체되는 불운을 맞았고, 뒤이은 재수사에 착수한 심재륜씨는 김영삼전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를 구속시켰다. 16대 박순용현 대구고검장은 97년 대선직전 DJ비자금 사건 수사를 유보한 뒤 새정부출범 직후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현 이명재 중수부장은 지난해 정치권 사정에 이어 세풍사건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
그러나 중수부장을 역임한 인사들의 말로가 모두 재임때의 영화만큼 밝지만은 않다. 박종철씨는 2년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했으며, 신건씨는 슬롯머신 업자 정덕진씨 수사과정에서 중수부 후배검사들로부터 조사를 받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심재륜·최병국씨는 대전 이종기변호사 사건에 연루돼 검찰사상 초유의 항명파동 물의를 일으키는등 불명예 퇴진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김용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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