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황의 법칙’이 올해도 어김없이 입증됐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의 지론인 황의 법칙은 ‘메모리반도체 집적도가 해마다 두 배씩 향상’되는 것을 의미한다. 23일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30나노미터(㎚) 64기가비트(Gb) 낸드플래시 메모리(사진)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30㎚ 기술은 머리카락 두께 4,000분의1 정도의 폭에 전자회로를 새기는 것이다. 또 64Gb 용량은 손톱크기의 칩 소자에 640억개의 메모리가 저장되는 것을 뜻한다. 전준영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메모리사업부 상무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 및 제품과 관련해 30여건의 핵심 특허를 한국ㆍ미국ㆍ일본 등 국내외에 출원 중”이라며 “오는 2009년부터 30㎚ 기술을 적용한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양산, 2009~2011년 3년 동안 약 200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창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상무는 이어 “지난 1999년 256Mb 제품 개발 이후 8년 연속으로 해마다 메모리 집적도를 두 배씩 늘리는 데 성공했다”며 제품 개발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또 “2001년 100㎚ 제품 개발 이후 혁신적 나노 기술로 7년 연속 세계 최초의 제품을 개발해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제품 개발에는 회로의 선폭을 줄이기 위한 노광(포토) 공정을 두 번씩 진행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2차 노광 대신 웨이퍼 표면을 식각하는 SaDPT 기술이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독창적인 SaDPT 기술로 40㎚ 양산 장비에서 20㎚ 제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테라비트(Tb)급 반도체 기술 개발에 크게 기여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30㎚ 64Gb가 2009년부터 본격 양산되면 이 제품을 8장 쌓아 64기가바이트(GB) 용량을 갖춘 MP3 플레이어 제품이 시장에 선보일 수 있게 된다. 이 제품에는 MP3 파일 1만6,000여개(개당 4MB 기준)를 저장할 수 있다. 또 128GB 메모리카드와 256GB급의 1.8인치 솔리트스테이트디스크(SSD) 등이 개발돼 낸드플래시의 사용처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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