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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행우 벤트리 사장
입력2003-07-01 00:00:00
수정
2003.07.01 00:00:00
양정록 기자
“바이오 기술은 부단한 노력과 도전정신이 없이는 할 수 없는 분야입니다. 인류를 위한 유익한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게 저의 소망입니다. 독성이 없는 천연물로 인체에 전혀 무해한 신약을 꼭 만들겠습니다”
지난 97년 바이오 소재 기업 벤트리를 설립, 튼튼한 코스닥 등록기업으로 이끌어온 이행우(46)사장의 일성이다.
`천연물 신약 허가` 와 오는 8월 시행 예정인 `건강기능성식품법` 준비에 여념이 없는 이 사장은 히포크라테스가 남긴 `당신의 음식이 당신의 약이 되게, 당신의 약이 당신의 음식이 되게`라는 구절로 얘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인류 건강을 위해 개발된 무수한 약들은 분명 이로움을 주는 존재이지만, 화학합성 물질인 약물 자체가 가지고 있는 독성과 그로 인한 부작용, 약물 남용 등의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장은 “벤트리는 약물이 가지는 이런 해악성을 제거하고, 인체에는 전혀 무해한 천연물 신약을 개발해 약과 같은 식품, 식품과 같은 약을 컨셉으로 한 천연물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상에는 질병을 위한 수많은 치료제가 있지만, 부작용은 모든 약에 수반된다는 게 약에 대한 그의 설명이다. 실제 벤트리가 현재 허가 준비 중인 천연물 신약은 제주도 청정지역의 해조물에서 추출한 자연 물질을 이용했기 때문에 화학물의 독성과 부작용이 전혀 없고 효능이나 안정성면에서도 여러 국내 임상을 통해 놀라운 평가를 받았다 다고 이 사장은 덧붙였다. 실제 그는 `성기능 치료제`와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등 2종의 신약과 생약인 `간기능개선제` 1종에 대한 신약 허가 및 미국 FDA에서 심혈관 치료 분야 신약 허가를 위해 올초 신약 개발팀을 신설, 본격적인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특히 8월 시행 예정인 `건강 기능성 식품법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이 사장은 법 시행에 대한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시행될 법에 따르면 건강 보조식품들이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제품별, 물질별 임상 시험이 필요하다”며“효능과 안정성이 입증된 제품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만큼 벤트리를 건강기능성 식품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사장은 국내 여러 임상 시험 등을 통해 개발한 신물질의 효능이 예상보다 더 뛰어나게 평가되자, 올초 천연물 신약 사업과 건강 기능성 식품 사업 두 가지를 모두 끌고 나가기로 결정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한다. 그는 우선 건강 기능성 식품 사업 유통라인의 다각화를 통해 매출을 끌어올릴 방안에 몰두 하고 있다.
이 사장은 대리점 영업망과 인터넷을 통한 제품 판매에 그쳤던 마케팅 채널을 앞으로 TV 홈쇼핑을 비롯한 병의원, 약국 전문 유통 채널, 네트워크 마케팅 전문 채널을 강화해 건강기능성 식품 유통사업을 다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전 세계를 무대로 한 마케팅 기지를 구축, 글로벌 경영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굵직굵직한 해외 비즈니스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홍콩에 현지 합작으로 미래 지강병원 설립, 일본 대형 종합상사와 수출 계약,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지역 대상 마케팅 허브 역할을 하게 될 바이오시와의 전략적 제휴 이외에도 캐나다 최대 건강식품 회사인 ONC와 자사 VNP 원료 공급ㆍ북미 전역과 유럽지역 독점 판매권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오는 7월중으로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같이 고속 행진하던 이 사장에게 시련도 많았다. 그는 지난해 10월 국내 한 대학병원에서 실시한 성기능 개선물질(VNP54) 임상결과를 발표한 것과 관련, 임상을 주도한 대학교수가 선배 교수를 관례적으로 임상참여자 명단에 기재 한 게 논란으로 불거져 주식 시장에서 일부 투자자들로부터 거센 저항을 받기도 했다. 이 사장 자신은 물론 기업의 이미지에도 엄청난 손실을 입은 셈이었다. 그는 “권위있는 대학병원에 임상을 의뢰하고 결과만 받을 수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임상과정상의 내부 문제를 기업에게 떠넘기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위”라고 불만을 표시한 뒤 “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행정소송이 진행중이라며 조만간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 같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이 어려움을 이긴 것은 벤트리의 기술력, 즉 개발 신물질의 효능이라고 그는 자신했다. 이 사장은 “ 저희 물질에 대한 효능은 여러 임상에서 보여준 결과가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며 “국내 여러 대학병원에서 실시한 임상에서 나온 결과에서 성기능개선을 비롯한 관절염, 심혈관 질환 분야에 탁월한 치료 효과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해 역점을 두고 있는 신규사업과 관련, 그는 “기업의 장기적인 미래를 위한 신약 허가를 위한 절차를 진행하면서 기능성식품법 시행에 따른 기능성 제품들의 유통을 본격화 할 계획”이라며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기능성 식품원료 시장 진출을 위해 여러 대기업들과의 협상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 경영 철학과 스타일
“기술은 마음으로 해야 하고 옳다고 한번 마음먹으면 끝까지 가야 합니다”
이행우 사장의 경영철학은 `초지일관된 공감경영`으로 요약된다. 기업경영은 최고경영자(CEO) 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전 임직원이 경영에 참여하고 주요 경영활동은 가감없이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영자와 임직원이 한마음이 될 때 `공감경영`은 완성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영 스타일 때문에 이 사장은 직원과의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갖고 임직원들과 메일이나 술자리를 통해 언제든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한다.
개발자 출신인 이 사장은 직원들에게 한결같이 “ 기술은 마음으로 만들어지는 만큼 직원 모두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고 머리로 만들어지는 상품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고 밝힌다. 특히 그는 “경영자와 직원간, 기업과 소비자 그리고 제품과 시장 등 모두가 공동 운명체라는 상생정신이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역설한다.
또 이 사장은 지금 당장은 수익이 나오는 안정적인 사업일지라도 과감하게 방향을 틀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이익구조 아이템을 선정해 초지일관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벤트리가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사업영역을 갖춘 것은 아니다. 벤트리는 회사 설립 초기에 김서림 방지제를 개발ㆍ제품화 해 판매하는 화학소재 기업으로 출발했다. 벤트리가 내놓은 김서림 방지제는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장기적인 기업발전을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신사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했고 새로운 시장에 눈을 돌렸다. 청정수역 제주도에 서식하는 천연 해조 300여종에 대한 연구를 통해 신물질(VNP)을 개발하는데 성공, 물질 효능의 우수성과 건강식품 시장성에 대한 확신을 가진 그가 사업방향을 180도 바꾸는 결단을 내린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이 사장은 “한가지 길만 곧바로 가는 건 리더로써 어쩌면 더 수월할 수도 있지만 가던 길이 아닌 새로운 길을 선택하는 일은 조직의 생사가 달린 만큼 쉽게 할 수 있는 결정은 아니다”라며 “다들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옳다고 믿고 그야말로 불도저 정신으로 밀어 붙였다”고 회상했다.
이 사장은 “외국산 제품들이 늘어나는 요즘 우리나라 천혜자원을 우리 기술로 개발한 신물질 및 제품이 소비자로부터 인정받는 최고 수준의 브랜드 육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력
▲57년 대구생
▲80년 고려대 화학과
▲86년 한국화약주식회사 화공사업부 근무
▲87년 서부 일리노이 대학 화학과 대학원 이학석사
▲91년 아이와 대학 화학과 대학원 이학박사
▲95년 한화그룹 종합연구소 수석연구원
▲97년 고려대 연구 교수
▲97년 ~ 현재 ㈜벤트리 대표이사
<양정록기자 jr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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