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비수기인 6월에 중고차 시장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지난달 정부의 노후차 교체 시 세제 혜택에 힘입어 30% 이상 판매가 증가한 신차 시장의 영향이 중고차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9일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노후차 교체에 따른 세제 혜택에 따라 신차 구입이 늘면서 중고차 물량이 크게 늘었고 거래량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6월이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달 들어 중고차 매매는 전달보다 20%나 급증했다. 신차 시장과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중고차 시장의 특성상 5월 신차를 구입한 노후차 보유자들이 6월 들어 대거 물량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가격도 그 동안의 하락세를 멈추고 대부분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최대 중고차 사이트 SK엔카의 임민경 팀장은 “7월이 돼야 휴가철 특수가 진행되는데 신차 시장의 영향으로 그 시기가 앞당겨 졌다”고 설명했다. 거래는 중ㆍ대형차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반면 소형차는 상대적으로 뜸하게 이뤄지고 있다. 중고차 매매 사이트 카즈에 따르면 중ㆍ대형차 매매는 5월 들어 전월 보다 65.5% 늘었지만 올들어 지난 4월까지 30% 가량 매매가 증가한 경차나 소형차는 거래가 1% 가량 줄었다. 특히 쏘렌토와 에쿠스 등 큰 폭으로 떨어졌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대형 고급차는 가격도 10~30만원 가량 소폭 상승했다. 이는 정부의 세제 지원과 업체의 할인 판매에 따라 경ㆍ소형차가 상대적으로 중ㆍ대형차 보다 실질적 혜택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카즈의 박성진 대리는 “현재 경차 지원이 없어 가격적 메리트가 없는 데다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지불하고 더 큰 차를 살수 있기 돼 중ㆍ대형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중ㆍ대형차가 인기를 끌면서 1억 이상의 고가 수입 중고차 거래도 전달보다 매매가 30% 늘었다. 임민경 팀장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비싼 수입 중고차 매매거래는 뚝 떨어졌지만 올들어 가격이 바닥에 도달하면서 수입차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평균 15년인 폐차 주기도 12~13년으로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SK엔카에 따르면 노후차 세제 혜택에 따라 10년을 전후로 한 중고차가 대거 중고차 시장으로 유입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차 폐차 주기도 짧아진 것이다. 특히 소형차 시장을 주도했던 1995년식 아반떼, 엑센트 등의 물량이 폐차장행이 되면서 가격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인기 매물인 아반떼와 엑센트 등은 연식별로 평균 30~60만원씩 떨어졌다. 중고차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다. 이번 달로 개별소비세가 종료되는 등 신차 시장에 호재가 없는 한 중고차 시장도 반짝 특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는 “6월 말에 개별소비세가 종료되고 완성차 업체의 노후차 혜택 등이 줄어들면 중고차 시장으로 유입될 물량이 감소될 것으로 보여 이 같은 추세는 오래 지속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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