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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3,000억대 명란시장

러 어부들 팔고…일본인들 사가고…<br>러어부, 무관세에 인건비 싸 대거 몰려<br>日 'BWT' 재도입 시장 유치경쟁 나서

부산 감천항 일대 보세구역에서 러시아 어부들이 채취한 명란(명태 알)을 일본인들이 사가는 3,000억원대의 국제 명란 입찰시장이 형성돼 화제다. 전 세계 명란의 90%이상은 특유의 회 문화를 갖고 있는 일본에서 가져다 먹는다. 일본 상인들은 절반은 미국 어부들이 매년 2~4월 미국 근처 태평양 해역에서 명태를 잡아 생산해 시애틀에서 하는 경매에서, 나머지 절반은 바로 부산 보세창고에서 이뤄지는 경매에서 사간다. 부산항 보세구역에서 입찰에 응하는 바이어는 70~80명가량의 일본인들로 이들이 전체 물량의 99%를 낙찰 받아 간다. 한국도 알탕 등의 용도로 명란을 쓰지만 일본에 비하면 소비량이 미미하다. 이곳에서 국제 명란시장이 형성된 것은 관세를 물지 않아도 되는데다 일본에서 거래하기보다 인건비가 적게 들어 러시아 어부들이 선호하기 때문. 러시아 어부들이 자국에 반입 시켰다가 수출할 경우 선도가 떨어지고 수출세 등 비용이 만만치 않는데다 일본 통관을 위해서는 원산지 증명을 해야하는 복잡한 세관절차도 거쳐야 한다. 지난 95년 일본이 인건비와 물류비 상승으로 이 같은 거래가 가능케 해주는 보세창고인도조건(BWT)제도를 폐지하자 한국이 신속히 이 제도를 도입하면서 시장이 본격 형성됐다. 보세창고 업계에서는 보관료와 입출고료 등 중개수수료로 거래량의 1% 정도의 수입을 올리는 등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은행이나 보험회사와 연계한 금융파생상품 등을 개발해 거래에 참여할 경우 현 거래물량 기준으로 5% 이상인 100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시장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 국제 시장에 붉은 신호등이 켜졌다. 매년 2500억~3000억원의 러시아산 냉동명란을 수입하는 일본이 권토중래를 노리고 지난해 BWT제도를 다시 도입했다. 러시아 어선들도 최근 이 같은 움직임 파악하고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교묘하게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자칫하다간 수천억원대 시장을 고스란히 내줘야 할 지도 모른다. 수산업계에선 감천항 국제수산물류ㆍ무역기지를 조기에 완성하고 시장을 잃지 않도록 다양한 당근책을 써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박승립 화인텍냉동㈜ 부장은 “냉동명란의 보관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t당 평균 1만5,000원 정도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며 “최근들어서는 러시아 어선들이 보세창고 업계의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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