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가운데 100년을 넘긴 기업은 단 두 곳, 두산과 동화약품뿐이다. 두 장수기업의 성장사에는 사회기여의 자취가 뚜렷하다.
지금도 연강재단을 통해 인재육성에 힘쓰고 있는 두산은 사람 키우는 일에 각별한 노력을 쏟아왔다. 특히 박두병 두산 초대회장은 지난 1953년부터 20년간 이화학원의 감사역을 맡으며 교육기부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서울대 총동창회 회장이기도 했던 박 초대회장은 1974년에는 서울대에 인문대 8동 강의실인 연강기념관을 기부해 건립하기도 했다. 연강기념관은 2010년 두산이 추가로 50억원을 기부하며 두산인문관으로 재건축됐다.
1897년 설립된 동화약품의 경우 일제치하인 1915년에 공익을 위한 경품행사를 시행한 기록이 남아 있다. 동화약품은 공익경품부라는 경품행사를 통해 이익금 전체를 소의학교(현재 동성중고등학교)에 기부했다. 소의학교는 1907년 인재양성을 통한 국권회복을 목적으로 설립된 학교다.
두산과 동화약품은 일찌감치 여성 인력 활용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두산의 경우 박 초대회장이 1920년대 박승직상점을 주식회사 형태로 전환하면서 여성의 사회활동을 장려하는 차원에서 한 명이었던 여직원을 다섯 명으로 늘렸다. 동화약품은 1937년 윤창식 5대 사장이 회사를 인수해 취임한 후 여성인 장금산 약사를 만주 진출의 교두보였던 안동지점의 지점장으로 임명했다. 이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인사로 장 지점장은 광복 전까지 현지에서 근무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