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들이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대응하기 위해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같은 단기 금융상품을 중심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 직후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잇달아 인상하면서 주로 만기가 짧은 MMDA 같은 단기 금융상품의 금리를 더 많이 올리고 있다. 은행권은 지금까지 주로 1년 만기 정기예금이나 적금을 중심으로 금리를 인상해왔으나 최근 들어 증권사 CMA로 자금이 계속 이탈하자 CMA처럼 입출금이 자유로운 MMDA 금리를 더 큰 폭으로 인상하는 추세다. 기업은행은 13일부터 개인과 법인 MMDA의 금리를 0.2~0.25%포인트 인상한다. 개인 MMDA의 경우 예금액 500만원 이상은 0.25%포인트, 1억원 이상은 0.2%포인트 상향 조정한다. 반면 ‘실세금리 정기예금’ 금리는 6개월 만기가 0.2%포인트, 1년 만기가 0.1%포인트 인상된다. 만기가 없는 MMDA에 대해서는 예금액이 적을수록, 정기예금은 만기가 짧을수록 높은 우대금리를 적용한 셈이다. 농협도 개인 MMDA에 대해 예금액 3,000만원 이상은 0.2%포인트, 1억원 이상은 0.1%포인트 인상하기로 하고 인상 시점을 검토 중이다. 법인 MMDA도 10억원 이상은 인상폭이 0.05%포인트에 불과하지만 1억원 이상은 무려 0.25%포인트에 이른다. 정기예금인 1년 만기 ‘큰만족실세예금’ 금리는 0.1%포인트 인상된다. 이미 지난 10일 금리를 인상한 신한은행은 개인과 법인 MMDA에 대해 영업점장 최고 승인 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0.25%포인트를 올렸다. 정기예금인 탑스(Tops)회전예금도 1개월은 0.25%포인트, 3개월과 6개월은 0.15%포인트씩 금리를 높였다. 국민은행은 16일부터 MMDA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한다. 반면 국민수퍼정기예금 금리는 0.1%포인트 올릴 예정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만기가 길고 금액이 많은 예금에 대해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CMA 인기가 높아지면서 은행권 대응 상품인 MMDA 상품을 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