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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포럼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시급한 문제를 주제로 다뤄서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그동안 잠재돼 있던 세대갈등이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성을 갉아먹기 시작한 만큼 본격적으로 테이블 위에 올려 논의해야 할 문제라는 얘기다. 상황의 심각성을 반영한 듯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나왔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오늘 포럼의 주제인 세대갈등 문제는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소홀히 하고 있던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조직 내에서도 세대갈등이 없는지 등을 염두하면서 경영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낙회 관세청장은 "세대갈등은 모두 다 알면서도 선뜻 나서서 논의하기 어려운 주제"라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불러 논의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사회갈등 비용으로 연간 160조원이 들어간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면서 "앞으로 연금 개혁 등을 통해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는 인식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과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회 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갈등을 빚고 있는 정치권이 이제는 발 벗고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은 "정치권의 갈등이 심해지면서 산적한 법안 처리가 안 되고 있는 게 걱정스럽다"면서 "세대갈등 문제에 있어서도 이제는 국회에서 법을 통해 해결방안을 구체화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조영탁 휴넷 대표이사 역시 "여야가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양당 정책위 의장이 한자리에 모였다"면서 "세대갈등에 대한 우려는 모두가 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해결책 마련에 몰두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 가운데서는 세대갈등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풀기 위한 해법을 내놓는 이들도 있었다.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은 "금전적으로 노후 생활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세대 간 일자리 다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연금을 활성화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유병규 국민경제자문회의 단장은 베이비부머 세대를 매개로 청년층과 장년층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우 구직난을 겪고 있는 자식들과 부양해야 할 노부모가 있는 상황에서 당장 자신들은 은퇴를 했거나 앞두고 있다"면서 "전후 세대를 모두 이해하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사회적 합의에 있어 입장 차가 큰 청년세대와 노년세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상 깊은 강연을 한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이색적인 질문이 쏟아졌다. 문춘근 한국투자증권 실장은 "가족친화인증기업으로 선정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질문했고 김 장관은 "매년 7월 접수를 받아 어린이집 존재 여부, 남녀 직원별 육아휴직 사용 정도, 시간선택제 활용도 등을 토대로 8월에 선정한다"고 답했다. 이어 "여러 기업은 물론 가족친화 블랙리스트인 언론사도 적극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장관은 또 "시대가 바뀌었는데 여성가족부의 명칭도 남성·여성가족부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안철승 중앙대 교수의 질문에 "여가부의 근간법인 여성발전기본법이 최근 양성평등기본법으로 바뀌었다"면서 "아직 고통받는 여성이 많아 여성이라는 명칭을 당장 바꾸기는 힘들지만 정책 대상에는 남성들도 포함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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