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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부각된 신용 리스크로 회사채 발행 움직임 크게 줄어” 하반기 들어 미국ㆍ유럽의 재정위기와 경기 침체로 글로벌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회사채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8월 국내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규모는 4조5,906억원으로 지난 6월 이후 3개월 연속 4조원대에 그쳤다. 이는 회사채 발행이 급증했던 상반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 4월에는 발행 규모가 7조731억원에 달했고 5월에도 6조8,903억원을 기록하는 등 상반기 내내 회사채 발행이 러시를 이뤘었다. 특히 AA와 A 등급의 발행이 크게 줄었다. AA 등급 회사채의 경우 올 들어 매월 2조원 가까이 발행됐지만 지난 8월에는 1조3,000억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A등급 회사채도 지난 2월 발행규모가 3조원에 이르렀으나 6월 이후부터는 1조원선에 머물고 있다. BBB 등급은 7월과 8월 2,550억원, 2,400억원이 발행돼 상반기 월평균(4,000억원)의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BB+이하 회사채의 경우 7월과 8월 발행규모가 각각 96억원, 21억원에 그치면서 자금중개 기능 자체가 사실상 마비상태에 빠졌다. 이처럼 회사채 시장이 침체된 이유는 미국과 유럽의 재정 위기와 경기침체로 최근 글로벌변동성이 커진 때문이다. 국내외 신용 리스크가 크게 늘자 국내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크게 위축된 것이다. 신용위험성이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이 투자를 망설이는 상황이 전개되자 투기등급인 BB+이하는 물론이고 우량회사채 발행도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재형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6월을 기점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국내 기업들의움직임이 크게 위축됐다”며 “BB+ 이하 고수익채권을 비롯한 우량회사채까지 발행이 위축된 데는 하반기 불거진 글로벌 신용 리스크가 큰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김동환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이 재정 위기에 빠진데다 글로벌 경기마저 침체 국면에 돌입하자 회사채를 발행해 신규 투자자금을 마련하려는 국내 기업들의 수요가 크게 줄었다”며 “이에 따라 기존 회사채를 상환하거나 차입금을 갚으려는 것 외에 새로운 투자자금을 마련하고자 회사채를 발행하는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이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들이 2008년 리먼 사태가 진정 국면에 진입한 뒤 회사채 발행을 대폭 늘리면서 이미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최근의 발행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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