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분인수는 일차적으로는 최근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과 관련해 자산운용 등에서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근 삼성 제조업계열사들에 이어 금융계열까지 순환출자 해소 등의 목적으로 지분정리 작업을 벌이는 것과 맞물려 또 다른 배경이 있는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다만 삼성 측은 "이번 지분정리는 금융계열사의 사업효율화를 위한 것이지 삼성 금융지주회사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삼성생명은 9일 이사회를 열어 삼성자산운용 지분 100%를 매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삼성자산운용 지분을 소유한 삼성증권 (65.3%), 삼성중공업(3.9%), 삼성화재(1.2%) 등도 이사회를 열어 지분매각을 의결했다.
삼성생명이 현재 보유한 삼성자산운용 지분은 5.5%다.
이번 금융계열사의 지분정리 내용 가운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담당 사장 등 이건희 삼성 회장 3남매의 삼성자산운용 지분 15.4%도 포함돼 있다. 15.4%는 4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삼성생명은 "장기 자산운용 및 해외투자 역량과 삼성자산운용의 펀드 운용역량을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글로벌 자산운용사로의 성장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신규 수익기반을 확보하고 변액보험 등 투자형 상품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자산운용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이와 함께 이날 이사회에서 삼성선물의 지분(41%)을 삼성증권에 매각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대신 삼성증권은 증권업의 특성상 연계성이 높은 브로커리지 성격의 삼성선물 지분 100%를 취득, 사업적 시너지를 강화해 수익성 증대를 꾀할 계획이다.
삼성 금융계열사의 한 고위임원은 "삼성 금융계열사의 중심이 생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자산운용을 생명 아래에 둬 부동산을 비롯한 일반자산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며 "삼성선물을 증권 아래로 넘긴 것도 같은 줄기"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금융계열사 전반의 지분정리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타냈다.
이태경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의 중심이 삼성생명이라고 볼 때 이를 중심으로 금융계열사들이 재편되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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