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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투증권 푸르덴셜에 팔린다] 금융권 구조조정 가속화 예상
입력2003-03-27 00:00:00
수정
2003.03.27 00:00:00
송영규 기자
정부와 푸르덴셜금융간의 현투증권 매각 양해각서(MOU) 체결은 외환위기이후 추진해온 금융기관 구조조정의 막바지 작업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전부터 진행돼온 사안이긴 하지만 새정부 들어 외국기업과 처음 체결된 굵직한 매각계약이라는 점에서 외국자본 유치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한국투신증권ㆍ대한투신증권ㆍ대우증권 등의 처리등 투신ㆍ증권업계 구조조정 및 재편에 속도가 붙고, 조흥은행 지분매각등 정부보유 금융기관의 민영화도 촉진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
◇증권사 구조조정 급물살 탈 듯= 금감위는 이날 브리핑에서 “전환증권사들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았고 시장에서도 이를 미흡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 회사들에 대해 경영정상화 계획, 사업구조, 비전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자율적인 변신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사에 대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더구나 마켓머니펀드(MMF)에 치중했던 중소형 전환증권사들이 최근 20조원이 넘는 대규모 환매사태를 겪으면서 경영사정이 크게 악화된 것까지 감안하면 이들이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여기에 한화증권 등 재무구조가 비교적 건실한 증권사들이 제투증권, 동양오리온투신증권 등 전환증권사 인수를 통한 사업확장을 노리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한다.
한투증권과 대투증권 처리문제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공적자금 추가투입은 없다`고 공언해왔던 재정경제부가 최근들어 투신권 구조조정에 적극적인 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하는 등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의 매각도 가시권 안으로 들어왔다. 금감위의 한 관계자는 “현대증권 처리문제는 현투증권과 같이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고 말해 조만간 현대증권이 매각될 것임을 시사했다.
◇해외자본 유치에 긍정효과= 정부는 이번 MOU체결이 SK글로벌사태, 북핵문제 등으로 국내시장에 등을 돌릴 조짐을 보였던 해외자본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전환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부실금융기관 처리라는 약속을 지켰다는 점에서 국가신인도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푸르덴셜이 단기투자가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 자산관리 및 금융사업 등을 위해 한국에 전략적인 투자를 결정했다는 점은 미국자본 유치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두형 금감위 감독정책2국장이 “현대증권 매각에 해외 투자자 한 곳이 매입의사를 밝힌 상태”라고 밝힌 것도 이러한 의미에서 해석할 수 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현투증권의 매각 완전성사 및 투신ㆍ증권업계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당장 현투증권도 본계약 체결까지 미매각 수익증권, 보유 부실채권의 평가여부, 최근 환매사태로 인한 수익악화 등 많은 고비를 넘겨야 한다.
감자를 실시할 때 소액주주의 처리문제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현재 금감원에서는 대주주에 대한 책임을 물어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현투증권 보유지분을 완전감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소액주주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 감자를 할 것인지 방향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완전감자를 하자니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불보듯 뻔하고 그렇다고 부분감자를 하자니 정부와의 단일구조를 요구하는 푸르덴셜의 반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대우증권의 처리문제가 아직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고 현투ㆍ대투증권 문제도 아직 가닥을 못잡고 있는 상황이다.
◇현투증권 매각 관련 일지
▲2000년4월25일= 정부, 투신사 지원방안 발표(현투증권 지원 유보)
▲4월말∼5월초= 현대그룹 유동성 위기로 주가폭락, 자금인출 등 현투증권 사태발생
▲6월16일= 금감원ㆍ현투증권, 자본잠식 1조2,000억원 해소를 골자로 한 MOU 체결
▲6월22일= 현대ㆍAIG컨소시엄 외자유치 1차 MOU 체결(9,000억원 유치, 현투증권ㆍ운용 경영권 이양)
▲8월28일= 현대ㆍAIG컨소시엄 2차 MOU 체결(1조1,000억원 유치, 현대증권 등 금융계열사 경영권 이양)
▲2001년4월23일= AIG측 현투증권에 대해 5월18일까지 실사
▲5월20일= AIG, 현투증권 보유 후순위채 40% 및 한남투신 지원부족금 보전 요구
▲8월23일= 금감위, 협상타결 내용 공식발표
▲2002년 1월18일= AIG컨소시엄 탈퇴, 매각협상 결렬 발표
▲1월29일= 금감위, 푸르덴셜 투자의향서 제출 공식확인
▲10월22일= 아트 라이언 푸르덴셜 회장 방한, 금감위 “매각대상서 현대증권 제외, 현투증권ㆍ현투운용만 매각”
▲2003년 3월27일= 정부, 푸르덴셜과 현투증권ㆍ현투운용 매각 MOU 체결
<송영규기자 sk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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