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성장률 3%대 추락 가능성 한국경제 짙어지는 먹구름…IMF, 4분기 2%대 전망 "5년전 수준 뒷걸음" 한은, 고유가따라 3%대로 수정 불가피할듯금융硏·LG硏도 당초 4%대서 하향 움직임 홍준석 기자 jshong@sed.co.kr 한국 경제에 갈수록 먹구름이 짙어지면서 올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3%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민간 경제연구소가 이미 3%대 성장률을 내놓은 데 이어 4%대를 예상했던 전망기관들도 3%대로 후퇴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 경제가 하반기에 가파른 경기하강을 경험할 것이라는 경고이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전망기관인 한국은행 안팎에서조차 고유가 지속을 근거로 하반기 3%대 가능성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어 실제로 하반기 성장률 3%대 추락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24일 우리 경제가 4ㆍ4분기에 2%대로 주저앉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견해를 피력하며 하반기 3%대 전망을 내놓았다. 만약 분기 기준으로 성장률이 2%대로 밀린다면 이는 지난 2003년 3ㆍ4분기(2.3%) 이후 처음이다. 한국 경제가 5년 전으로 뒷걸음질친다는 소리다. 지난해 말 한은은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반기 4.9%, 하반기 4.4% 등 연간 4.7%로 내놓았다. 하지만 국제유가 급등세와 맞물려 성장률 하향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오는 7월 초 발표될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은 얼마까지 내려갈까. 대략적인 수치는 지난 5월 초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이성태 한은 총재의 발언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 총재는 당시 "현재 상황으로는 연 4.5%보다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려우며 4.5% 또는 그 이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즉 현재로서는 연간 성장률 상단은 4.5%이고 하반기에도 유가가 안정되지 못하면 4% 초반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 1ㆍ4분기 성장률은 5.8%였다. 한은이나 민간연구소들은 2ㆍ4분기에 대략 5%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상반기 성장률이 5.3~5.4%에 달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연간 성장률을 4.5%로 본다면 하반기 성장률은 3.7% 정도로 하락하게 된다. 또 연간 전망치를 4.3%로 더 내린다면 하반기에는 3.3% 근방까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어쨌든 이 총재의 전망대로 올 성장률이 4.5%를 넘지 않는다면 하반기 성장률이 3%대로 추락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 같은 전망이 더욱 설득력을 얻는 것은 국제유가가 하반기에도 고공행진을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에 근거한다. 한은은 지난해 말 경제전망 발표 때 올 국제유가(도입단가 기준)를 배럴당 81달러로 내다봤다. 하지만 5월 말 원유 평균 도입단가는 112.1달러로 뛰었고 6월에는 12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상반기 평균 단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게 확실한 상황이다. 게다가 하반기에도 유가가 안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현재 한은을 포함한 일반적인 인식이다. 박정룡 한은 해외조사실장은 "130달러대에 도달한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현수준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한동안 고유가 수준이 지속되리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관측처럼 하반기에도 유가의 고공행진이 계속 이어진다면 성장률 역시 이 총재의 5월 발언 때보다 나아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쪽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한은뿐 아니라 국내외 기관에서도 하반기 성장률의 3%대 추락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하반기 수출이 점차 둔화되고 내수회복도 지연되면서 경제성장률이 3.8%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4.0%를 제시했던 금융연구원은 3%대로 하향 수정할 태세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하반기 성장률을 4.0%로 내다봤지만 유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3%대 추락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IMF는 더 비관적인 자세로 돌아섰다. IMF는 4월 연 4.2%의 성장률을 전망했지만 이날 4.1%로 후퇴했다. 특히 3ㆍ4분기 3.6%, 4ㆍ4분기 2.6% 등 하반기 성장률을 3.1%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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