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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은 다소 개선됐지만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기업간 양극화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들이 쌓아둔 현금으로 투자보다는 빚을 갚는 데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3ㆍ4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8.4%로 전분기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상품 1,000원어치를 팔아 84원의 이윤을 남겼음을 의미한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30대 제조업체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10.1%로 전분기(10.2%)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30대 이외 기업은 4.9%로 전분기보다 1.1%포인트나 급락해 격차가 더 벌어졌다. 매출액 영업이익률 역시 수출기업과 30대 기업이 각각 6.9%와 8.9%로 전분기보다 오른 반면 내수기업과 30대 이외 기업은 각각 8.5%와 5.2%로 하락했다. 한동석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3ㆍ4분기 기업 수익성 개선의 상당 부분은 환율상승과 수출호조에 따른 것”이라며 “전반적으로는 나아지고 있으나 기업간 양극화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양극화는 성장 측면에서도 예외 없이 나타났다. 30대 제조업체의 경우 매출액 증가율은 5.3%로 전분기 증가율(1.3%)을 훨씬 상회한 반면 30대 이외 기업은 2.5% 증가에 그쳤다. 또 수출기업도 지난 2ㆍ4분기에는 매출이 2.1% 줄었으나 3ㆍ4분기 들어 환율상승 등으로 2.1% 증가로 돌아선 반면 내수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7.4%로 전분기보다 오히려 0.2%포인트 하락했다. 기업들의 재무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은 90.2%로 6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외환위기 이후 재무구조를 안정시키는 데 치중해 적극적인 투자보다 부채상환에만 급급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업들의 투자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총자산 대비 유형자산 비율은 3ㆍ4분기 말 현재 40.9%로 전분기의 41.3%보다 하락해 설비투자를 꺼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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