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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질 급속확산… 亞경제 비상
입력2003-03-30 00:00:00
수정
2003.03.30 00:00:00
한운식 기자
중국 광동성 발(發) 괴질이 중국 본토,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전역으로 급속 확산되면서 아시아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이라크전 발발에 이어 곧바로 터져 나온 괴질 공포가 관광업 등 서비스 산업에 직접적 타격을 가하고 있을 뿐더러 증시 등 금융시장의 불안까지 부추겨 아시아 경제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
괴질 확산으로 경제 시스템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충격을 받고 있는 곳은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 경제권. 이 지역은 관광업에 국가 경제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해외 관광객 비중이 높은 홍콩의 호텔들은 투숙객이 반이나 급감했고, 고급 레스토랑도 매출액이 30% 이상 줄어 들었다고 외신들을 전하고 있다. 이라크전 영향에 따른 승객 감소로 고전하고 있는 캐세이퍼시픽, 싱가포르에어라인 등 항공운항업계는 재차 노선 감축에 나서야 하는 등 설상가상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괴질 불똥은 신용카드업, 은행업 등 금융산업에까지 이어 지고 있다. 이와 관련, BBC 방송은 관광업, 금융업 등 서비스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싱가포르, 홍콩 경제에 있어 괴질이 이라크전보다 더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괴질로 인해 올해 홍콩, 싱가포르의 GDP 성장률이 1% 포인트 정도 떨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여행업, 항공업, 호텔업 등 관광 관련주들이 증시의 하락세를 주도, 이라크전의 영향으로 가뜩이나 위축된 증시를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홍콩에서는 괴질로 인한 경기침체를 탈피하기 위해 페그제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한국, 타이완 등 여타 아시아 국가들의 피해는 싱가포르, 홍콩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괴질이 장기화될 경우 경제 시스템에 대한 충격이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돼 지난 97년 아시아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결국 이라크전 발발로 가뜩이나 불안한 아시아 경제가 `괴질`이라는 돌발 변수로 더욱 큰 불확실성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는 것이다.
<한운식기자 woolse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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