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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한 '통 큰 투자'는 올 한해 대다수 기업들의 공통 화두다. 유통기업의 연구개발(R&D)는 복합몰 건립, 아마존·알리바바에 맞서는 온라인몰·모바일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사상 최대인 3조3,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장기 불황과 정부 규제라는 이중고에 맞서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해 그룹 전체의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는 최근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 그룹 임원 워크숍을 열고 3조3,5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올해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올해 신규 투자 규모는 지난해 2조2,400억원에 비해 50%가량 늘어난 것이다. 그동안 가장 많은 투자를 했던 2013년 3조3,000억원에 비해서도 투자액을 500억원 늘렸다. 신세계는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규모를 더 늘릴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경기불황으로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내수 활성화와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나설 것"이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을 아우르는 그룹 내 모든 분야에 투자를 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의 이번 투자 계획은 지난해 초 발표했던 '비전 2023' 달성을 구체화하기 위한 조치다. 비전 2023은 신세계가 향후 10년 뒤에 달성할 목표를 내건 청사진이다. 복합쇼핑몰, 온라인쇼핑몰 등을 확대해 2023년까지 매출 88조원, 투자 31조4,000억원, 고용 17만명을 달성하는 것이 골자다.
올해 주요 투자처는 경기 하남, 고양 삼송, 인천 청라 등에 짓고 있거나 지을 예정인 교외형 복합쇼핑몰과 동대구 복합환승센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증축, 부산 센텀시티 B부지 추가 개발, 김해점 신축 등이다. 특히 내년 말 대구에 들어서는 동대구 복합환승센터는 신세계가 야심 차게 진행 중인 사업 중 하나다. 국내 최초 민자복합환승센터인 동대구 복합환승센터는 KTX, 지하철, 고속버스, 시외버스, 택시 등을 한자리에서 연결하는 대구 최대의 교통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개장이 완료되면 부산 센텀시티에 이어 영남권 최대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게 신세계 측의 설명이다.
동대구 복합환승센터는 연면적이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꼽히는 신세계 센텀시티점(29만3,000㎡)보다 큰 29만6,000㎡에 달하고 쇼핑몰뿐만 아니라 테마파크, 영화관, 대형마트, 스포츠센터 등이 들어선다. 동대구 복합환승센터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공사 진행 상황을 일일이 챙길 정도로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꼽힌다.
또한 전국 3∼5개의 이마트 신규점을 내고 매장 리뉴얼, 모바일 강화, 온라인몰 등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2020년까지 6개의 온라인 물류센터를 구축, 기존 온라인 쇼핑몰이 갖고 있는 물류적인 한계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거대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과 알리바바에 맞선다는 방침이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인터넷쇼핑몰을 통합해 지난해 선보인 SSG닷컴에도 다각도로 투자를 단행한다. 모바일 쇼핑이 유통업계의 최대 화두로 부상한 것에 맞춰 전자상거래 인프라를 모바일 위주로 개편하는 작업에도 한층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모바일 쇼핑이 오프라인 유통망까지 대체할 만큼 영향력이 높아진 만큼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아웃렛 시장에는 올 상반기 중 여주프리미엄아울렛 확장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공사가 완료되면 여주 아웃렛의 매장면적은 현재 2만 6,000㎡에서 5만 3,000㎡로 늘어난다. 2007년 신세계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교외형 아웃렛은 이미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여주, 파주, 부산 등지에서 운영 중인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은 국내는 물론 해외 관광객까지 대규모로 방문하는 등 각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신세계 관계자는 "도심 외곽에 쇼핑과 식음·문화·레저시설을 모두 갖춰 놓은 상업공간으로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소화할 수 있는 교외형 복합쇼핑몰은 세계적인 추세"라며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지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부문에서는 지난해 500호점을 돌파한 위드미의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신규 경영주들의 수익 확대를 최우선으로 삼되 경쟁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유통업계는 투자로 인해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가 어느 산업보다 높은 편"이라며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통해 내수 경기를 부양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5000억 투자… 중부권 랜드마크 건립 김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