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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경기하강 국면 끝나가나?"
입력1998-11-25 00:00:00
수정
1998.11.25 00:00:00
바닥을 모른채 추락하던 우리 경제가 미끄럼틀의 끝자락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 성장률이 지난 1.4분기 -3.9%로 사상 처음 마이너스로 추락한데 이어 2.4분기에도 -6.8%로 급강했으나 3.4분기에는 전분기와 같은 -6.8%에 그쳤다.
한은은 이를 두고 경기저점에 도달했다고 보는 것은 너무 성급한 예단이라며 다만 급속한 경기위축 과정이 거의 끝나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지표상 변화의 가장 정확한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경기하강 거의 끝나가나 경기저점은 실제 저점을 통과한 이후에야 저점의 시기가 언제였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에 3.4분기 국내총생산 지표가 2.4분기와 같다고 해서 이를 곧바로 경기저점으로 여길 수 없다.
우리 경제성장률은 일단 지표상으로는 3분기째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해왔다.
다만 경기하강의 속도와 폭을 보면, 지난 1.4분기에 급격히 위축되기 시작, 2.4분기에는 침체속도와 폭이 더욱 깊어졌으나 3.4분기에는 급속한 경기하강이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전년동기대비가 아닌 전분기대비 성장률은 2.4분기가 1.4분기보다, 3.4분기가 2.4분기보다 높다는 것이 한은의 내부 분석이다.
한은 李成太 조사부장은 “미끄럼틀의 끝자락에 이른 것처럼 급속한 경기위축과정이 거의 종착지점에 이르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판단의 배경에는 3.4분기에 경기하강속도를 늦췄던 큰 요인인 반도체와 자동차의 호조세가 4.4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4.4분기 GDP 수치가 3.4분기 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의 호전이 크게 기여했다 3.4분기중 GDP는 소비, 투자 등 내수가 여전히 부진하고 전반적인 수출도 증가세가 둔화됐는데도 성장률 감소폭은 전분기와 같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산업의 경우 농림어업, 전기가스수도사업, 건설업,서비스업 등은 산업기반 붕괴 우려를 가중시킬 만큼 2.4분기에 비해 실적이 더욱 악화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DP가 2.4분기와 같은 수준에 그친 것은 제조업이 2.4분기 -10.0%에서 3.4분기 -7.9%로 성장률 감소폭이 둔화된데 따른 것이다.
제조업 가운데서도 반도체가 가격회복에 힘입어 생산 및 수출이 작년동기 대비각각 76.5%, 72.3% 성장했으며 자동차 수출도 1.6%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게 가장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도체와 자동차가 차지하는 국내총생산의 성장 기여도가 6%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반도체와 자동차의 경우 지난 10월에도 호조추세를 유지, 4.4분기 GDP지표가 3.4분기 보다는 나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와 자동차의 호조 추세가 여타 산업분야로 확산될 것인가가 향후 경기회복의 최대 관건이 되고 있다.
한은은 반도체와 자동차의 호전도 가격 및 환율 등 외부요인에 의해 힘입은 바크기 때문에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기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소비.투자.수출은 아직도 캄캄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감소세가 다소 완화된 반면 건설투자는 감소세가 확대되는 등 각종 경제활동 지표들은 여전히 최악의 상황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가계소비는 1.4분기 -10.8%, 2.4분기 -13.2%, 3.4분기 -12.1%로 소비위축이 지속되며 내수부진을 재촉, 수출부진과 함께 생산활동을 둔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소비위축은 승용차, TV 등 내구재와 의류 및 신발 등 준내구재,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할 것없이 전반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설비투자도 대부분의 기계투자가 크게 위축되며 3.4분기 -46.3%로 2.4분기의 -52.%에 비해서는 감소세가 다소 둔화됐으나 여전히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수출(물량기준)은 지난 2.4분기부터 시작된 증가율 둔화가 계속되며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수출 증가율이 1.4분기 30.1%에서 2.4분기 18.8%로 뚝 떨어진데 이어 3.4분기에도 11.1%로 낮아졌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마저 1천2백원대로 하락하면서 수출경쟁력을 악화시키고 있어 사태가 아직도 심각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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