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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강국, 그 비결] "한국경제 이끌 선두주자 부상"
입력2005-08-10 17:54:59
수정
2005.08.10 17:54:59
"휴대폰 부가가치 車보다높아"<br>車1대 바꿀대 휴대폰 10대교체…2009년 전세계 10억대 판매예상<br>퀄컴에 주는 로열티 갈수록 늘어…차세대 원천기술개발 적극나서야
1,600만원짜리 승용차를 한 대 파는 것과 80만원짜리 휴대폰 20대를 파는 것은 매출에서는 똑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부가가치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자동차산업과 휴대폰 산업을 구체적으로 비교해보자. 차는 보통 한 집에 1대꼴이지만 휴대폰은 한 사람당 1대꼴이다. 4인 가족 기준으로 3명이 휴대폰을 쓴다고 할 경우 7가족에게만 팔면 당장 차 한대를 판 것과 같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자동차를 10년 넘게 타는 경우도 많다. 반면 국내 휴대폰 교체주기는 불과 1년 남짓이다. 차 한대 바꿀 때 휴대폰 10대를 바꾸는 셈이다. 한때 자동차가 한국을 먹여 살렸지만 지금은 휴대폰이 먹여 살린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휴대폰시장의 특성 때문이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가 최근 전망한 올해 전세계 휴대전화 판매량은 작년보다 16% 늘어난 7억7,900만대. 가트너는 전세계적으로 휴대전화 수요가 늘어나면서 오는 2009년에는 판매량이 10억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때가 되면 인도의 휴대전화 시장 규모는 1억3,900만대, 중국은 1억3,1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휴대폰업체들은 지난 2003년 1억1,000만대(세계 총 생산량 4억7,000만대)를 생산한 뒤 꾸준히 23%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10억대가 팔리는 시장에서 23%면 2억3,000만대다. 국산 자동차가 전세계 도로를 누비면서 한국의 위상을 높여왔다면 이제는 국산휴대폰이 그들의 손안에서 그 자리를 채워가고 있는 셈이다.
미국 퀄컴사(社)는 우리 휴대폰산업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업체다. 퀄컴은 지난 96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으로 CDMA방식 휴대폰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퀄컴은 원천기술에 대한 로열티를 지난 97년부터 매년 국내 제조업체들로부터 꼬박꼬박 챙겨가고 있다. CDMA휴대폰 1대를 만들어 팔 때마다 판매금액의 5%수준을 퀄컴에 로열티로 지불해야 한다. 휴대폰 1대를 100원에 팔면 5원은 퀄컴의 몫인 셈이다. 우리가 이렇게 휴대폰산업에서 재미를 보고 있을 때 쾌재를 부르는 업체가 바로 퀄컴이다.
로열티는 제조업체와 퀄컴이 직접계약에 따라 정해지며 구체적인 숫자는 비밀이다. 하지만 작년 삼성전자 1개사가 퀄컴에 낸 로열티만 3,00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LG전자, 팬택그룹도 따로 퀄컴에 로열티를 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규모는 훨씬 더 커진다.
게다가 국내휴대폰 제조업체들은 휴대폰 5대 부품 중 퀄컴이 만든 ‘모뎀칩’을 전량 수입해 쓰고 있다. 퀄컴은 로열티와 별도로 이중으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김희정 한나라당의원은 작년 국정감사에서 “국산 휴대폰판매가 늘면서 한국업체들이 퀄컴에 지급하는 로열티 규모도 ▦2001년 2,368억원 ▦2002년 4,202억원 ▦2003년 5,245억원 ▦2004년 6,500억원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차세대 통신방식에서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려는 노력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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