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수출 확대에 힘입어 9개월째 흑자를 이어갔다. 올 초부터 지난 10월까지 누적 흑자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은 15개월 만에 최대였으며 수입도 늘어 '불황형 흑자'를 벗어나는 조짐을 보였다. 불황형 흑자는 경기 불황으로 수출과 수입이 함께 둔화되면서 수입이 수출보다 큰 폭으로 감소해 발생하는 흑자를 말한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2년 10월 중 국제수지(잠정)' 자료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 흑자는 58억2,000만달러를 기록하며 2월 이후 9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올 들어 10월까지 누적 흑자는 341억3,000만달러로 1998년 같은 기간 355억4,000만달러 이후 최대치였다. 특히 누적 흑자는 한은의 연간 전망치인 340억달러를 웃돌았다.
이러한 성과는 수출 확대 덕분에 가능했다. 10월 수출은 석유제품과 화공품의 증가세가 확대된데다 반도체ㆍ정보통신기기 등의 증가세 전환 등에 힘입어 482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월 485억6,000만달러 이후 15개월 만에 최대였다.
수입도 9월 420억8,000만달러에서 10월 430억달러로 늘어났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들어 흑자를 내는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한은 관계자는 "경상수지 흑자가 이미 연간 전망치를 넘어섰지만 연말까지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수입 부문에서 자본재 수입이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점이 긍정적인 신호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아직 내년 경상수지 전망을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나는 조짐을 보인데다 기업의 생산활동에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됐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얘기다.
지역별 수출에서는 동남아시아 국가와 중국에 대한 수출 증가세가 확대됐으며 유럽연합(EU)과 일본은 증가로 돌아섰다. 다만 미국은 감소로 전환됐다.
상품수지를 보면 흑자규모는 9월 54억9,000만달러에서 10월 52억1,000만달러로 소폭 감소했다. 반면 서비스수지는 지적재산권과 여행수지 개선에 힘입어 흑자 규모를 9월 3억2,000만달러에서 3억8,000만달러로 증가했다.
여행수지 적자는 8월 -8억달러에서 9월 -4억8,000만달러, 10월 -3억8,000만달러로 줄었다. 건설서비스ㆍ지적재산권 등을 포괄하는 기타서비스 적자도 9월 -1억달러에서 10월 -3,000만달러로 대폭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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