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2월 13일. 조지 W 부시 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 미 대법원으로부터 공식 판결된 날이다. 이날을 경계로 미국뿐 아니라 우리 삶도 참 많이 달라졌다. 이라크전 참전으로 전쟁에 참여한 국가가 됐으며, 북미 관계 악화로 한반도 정세는 불안해 졌다. 또 경제적으로는 FTA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 모든 일의 꼭짓점에 미국 대통령이 있다. 미국 대통령은 태평양 건너 한반도와 전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책은 미국 외교 정책의 중심에 서 있는 대통령을 시작으로 미국 외교사를 풀어나간다. 저자는 도입부에 미국외교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그려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고백한다. 미국의 외교전략이 규정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해 특정 이론 틀에 끼워맞춰 해석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 책은 여타 외교사 책들처럼 어떤 정치학적 이론을 중심으로 미국 외교사를 ‘분류’하기 보다는 흐름을 있는 그대로 따라가는 길을 택한다. 저자는 선택한 흐름은 ‘카우보이의 나라’ 미국. 미국인이 가장 즐겨봤다는 영화 ‘하이눈’의 카우보이처럼 많은 미국 대통령들은 전세계의 문제를 고독하게 결정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냉전시대를 이끈 레이건과 피그스만 침공사건 등을 일으킨 케네디는 물론 부시행정부의 ‘일방주의’와도 일맥상통한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미국의 카우보이 외교의 내면에 깔린 정서는 고대 아테네, 로마제국, 영국 등 과거 제국과 다를 바 없다고 결론내린다. 과거 영국의 인도, 아일랜드 지배가 그들이 말하는 평화보다는 재난을 초래했다고 말하는 저자의 주장은 급진적이지만 일견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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