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3ㆍ4분기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현대차는 3ㆍ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8조9,540억원, 영업이익 1조9,948억원, 순이익 1조9,1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4.5%, 영업이익은 18.9%나 증가했다. 8월 이후 본격화된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둔화 속에서도 꿋꿋이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이는 증권사들의 예상치(매출액 19조1,072억원, 영업이익 1조8,879억원)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3ㆍ4분기 현대차의 자동차 판매 대수는 지난해보다 9.6% 증가한 99만1,706대였으며 이 가운데 해외 생산 판매량은 13.2%나 늘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품 경쟁력 향상을 통한 판매 확대로 수익성이 좋아졌다”며 “특히 해외시장 판매가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해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엑센트와 그랜저, 벨로스터, i40 등 다양한 신차가 출시되며 전반적으로 판매량이 늘어난 가운데 유럽지역에서는 ix20, i40 등 전략 차종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에서는 엘란트라와 쏘나타의 지속적인 판매 호조에 힘입어 3ㆍ4분기까지 누적 시장점유율 5.2%를 기록했다.
다만 올 4ㆍ4분기 이후 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한 경기둔화와 일본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 등은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국과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내수시장 수입차 판매 증가, GMㆍ도요타ㆍ폭스바겐 등 글로벌 메이커들의 내년 주력차종 실시 등 마케팅 강화가 예상된다”며 “제품 경쟁력과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 고연비ㆍ저공해ㆍ친환경 차량 개발 등으로 극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현대차 실적에 대해 ‘대체로 무난하다’고 평가하면서 특히 수익성 개선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줬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3년 상반기 말 완료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 현대차ㆍ기아차 플랫폼 통합(생산시설 공유)이 3분의 2정도 진행되면서 생산 효율성이 높아졌다”며 “가동률을 유지하면서도 수익성이 좋은 차량 생산 증가(믹스 개선)로 영업이익 증가가 뚜렷했다”고 평가했다.
윤태식 대우증권 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 상승 효과도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적인 투자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차 주가는 전날과 같은 22만3,500원에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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